넷플릭스 ‘클라르크’
피해자인 인질이 가해자인 납치범에게 감화돼 동조하고 변호하는 심리 현상을 ‘스톡홀름 신드롬’이라 부른다. 이 용어의 기원은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서 벌어진 무장강도·인질 사건. 범죄 현장이 생중계되는 가운데, 주범인 클라르크 올로프손은 잘생긴 외모와 유머러스한 성격으로 순식간에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에게 매혹된 인질들은 오히려 경찰에 맞서 범인들을 보호하려 한다.
“난 강도예요. 여러분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죠. 지겨운 인생에서 자랑할 만한 이야기. 여러분은 클라르크 지금 올로프손과 함께 있어요.” 곧 도주할 은행 강도답지 않은 여유로운 표정과 말투의 클라르크가 줄을 섰던 여자에게 묻는다. “이 재미없는 사람들과 남을 거야. 아니면 몇 시간만 내서 클라르크 올로프손을 경험할래?” 여자는 그를 따라나선다.
클라르크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범죄자의 자서전은 진실과 거짓이 뒤얽혀 있기 마련이다. 마돈나,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던 감독 요나스 오켈룬드는 진지하게 진실을 좇기보다, 화려한 패션과 다채로운 색감, 펑키한 음악이 가득한 한 판 쇼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클라르크를 연기한 빌 스카르스고르드는 스웨덴의 배우 명문가 출신. 공포영화 ‘그것’에서 한 번 보면 잊히지지 않는 비주얼의 피에로를 연기했었다. 이 드라마에선 반항아 같은 매력과 악마적 말솜씨로 고약한 악당인데도 미워하기 힘든 실존 인물의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창조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