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넷플릭스 - 러브, 데스+ 로봇

넷플릭스의 성인용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러브, 데스+ 로봇’이 지난 20일 따끈따끈한 세 번째 시즌 총 9편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세븐’ ‘파이트클럽’의 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편당 20분 안팎 분량에 단편소설처럼 끝맺음이 확실한 이야기여서 부담 없이 보기 딱 좋다.

2편 ‘어긋난 항해’에선 거대한 식인 갑각류가 상어 사냥 어선에 올라타 인간들이 사는 섬에 데려다 주는 조건으로 목숨만은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서로를 믿지 않는 거친 선원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3화 ‘강렬한 기계의 진동을’의 배경은 유황이 누런 사막 모래처럼 우주복 헬멧을 뒤덮는 목성의 위성 ‘이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탐사 대원이 거대한 기계 지능을 만나 죽음 혹은 영생의 기로에 선다. 소리로 인간을 유혹해 늪지대로 끌어들이는 죽음의 요정 세이렌이 주인공인 9편 ‘히바로’는 어두운 은색 톤의 화면과 현대무용 같은 안무, 기괴한 음향과 연기가 어우러진 가장 개성 강한 에피소드다.

젊고 신선한 감각, 다채로운 SF 장르의 위트, 촘촘하게 짜여진 탄탄한 이야기, 한없이 실사에 가까운 영상으로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가는 표현력…. 각 편이 독창적 색깔로 빛나는 보석 같은 시리즈다. 현재 로튼토마토 평론가 신선지수 100%, 관객 팝콘지수 90%. 평론가도 관객도 만족했다는 의미다.

잔인한 폭력 장면과 노골적 성적 묘사가 등장하는 ‘18금’ 등급인 만큼 심장 약한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경기 필하모닉

클래식 ‘전람회의 그림’

이번 주는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사흘 연속 울려퍼진다. 무소륵스키가 친구인 화가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원곡은 피아노 곡이다. 지금은 라벨이 편곡한 관현악 버전으로도 친숙하다. 우선 경기 필하모닉(지휘 정나라·사진)은 27일 수원 경기아트센터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전람회의 그림’을 이틀간 연주한다. 이어서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29일 예술의전당에서 같은 곡을 들려준다. 2020년 말러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영국 출신의 피네건 다우니 디어가 지휘한다.

/진진

영화 ‘더 노비스’

2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대학 조정부에 신입으로 들어간 알렉스(이사벨 퍼만)가 주인공이다. 시험기간에도 조정에 몰두하는 그녀를 보는 동안 관객도 심리적으로 노를 저으며 몸을 지배하는 리듬에 익숙해진다. “다리 몸통 팔, 팔 몸통 다리~”가 메아리치는 영화다. 최고를 향한 욕망과 광기가 스크린을 채우면서 이야기는 심리 스릴러로 변해간다. 조정만큼 단순하고 반복적인 동작으로 구성된 스포츠도 없지만, 로런 해더웨이 감독은 다채로운 음악과 감각적인 촬영으로 그 암초를 피해간다.

/극단 고래

연극 ‘고래’

무대는 북한 잠수정의 내부를 닮아 있다. 1996년 강릉에서 발견돼 육상에서 교전까지 벌였던 잠수정이 아니라 1998년 속초에서 꽁치잡이 그물에 걸린 잠수정이다. 연극 ‘고래’는 승조원 9명 전원이 시신으로 발견된 이 사건에 상상을 덧입힌다. 이데올로기와는 거리를 둔 채 북한 군인들도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인간이라는 관점으로 다가가는 이야기. 그들은 왜 죽어야 했을까. 신현종 전형재 이요셉 등이 출연한다. 이해성 작·연출로 6월 5일까지 연우소극장.

/리틀엔젤스예술단

무용 ‘천사들의 비상’

리틀엔젤스예술단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이다. 초·중등 학생들로 구성된 이 전통예술단은 1962년 창단해 UN참전국 순회공연을 비롯해 60여 국에서 민간 평화사절단 역할을 해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세계인의 찬사를 받아온 ‘부채춤’ ‘시집가는 날’ ‘강강수월래’ ‘꼭두각시’ 등 대표작 7편과 배정혜 리틀엔젤스예술단 예술감독의 ‘궁’을 비롯한 신작 4편,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의 ‘장고놀이’, 피날레 ‘합창’ 등으로 관객을 만난다. 김덕수 연출로 28일 유니버설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