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과 다리가 만나는 큰 관절을 고관절이라고 해요.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에요. 신생아들은 고관절에 탈구(관절을 구성하는 뼈·연골·인대 등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가 생기는 등 고관절이 불안정한 ‘고관절 이형성증’을 보일 수 있는데요. 주로 가족력이 있을 때나 임신 중 아기가 엄마 배 속에서 거꾸로 있었던 경우, 양수가 너무 적은 ‘양수 과소증’이 있었던 경우에 생겨요.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아기가 태어난 후에 꼭 검사를 해봐야 해요.

하지만 선천적인 이유 외에도 육아 중 사소한 행동으로 아기들에게 고관절 탈구가 생길 수 있어요. 키가 크라고 다리를 밑으로 잡아당기는 행위, 아기가 자면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다리까지 속싸개로 꽁꽁 싸매는 행위 등이에요. 아기 기저귀를 갈 때 다리가 잘 벌어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다리 길이에 차이가 보일 때는 고관절 탈구 의심과 함께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해요. 비교적 간단한 초음파 검사와 엑스레이를 통해 진단할 수 있어요.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고관절 이형성증은 생후 6개월 이전에 발견하면 쉽게 교정이 가능하지만, 1세 이후에 발견하면 수술 치료가 필요해요. 또한 어릴 때 치료하지 않으면 커가면서 고관절 통증을 느끼거나 다리를 절뚝거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되고, 성인이 돼서는 퇴행성 고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기 발견과 예방·치료가 중요해요.

속싸개를 쌀 때 다리 부분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싸서 아기 스스로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절대 다리를 쭉 뻗게 한 자세에서 꽁꽁 싸매면 안 돼요. 아기가 자면서 깜짝 놀라는 일이 없어지면 생후 3주 이후에는 속싸개를 하지 않아도 돼요. 아기를 안거나 업을 때도 아기의 다리가 일자가 아닌 ‘M’자가 되는 개구리 자세가 돼야 고관절 이형성증을 방지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