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공개된 학교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지난 28일 공개한 한국 제작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단숨에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30일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영화·시리즈의 전세계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TV쇼(드라마·다큐 등 시리즈물) 1위였다.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가 글로벌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해 ‘오징어 게임’ ‘지옥’에 이어 세 번째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말레시시아, 필리핀 등 K콘텐츠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동남아시아는 물론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지역,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중동·서남아시아와 볼리비아, 브라질, 자메이카, 페루 등 중남미 지역까지 골고루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2위, 미국·캐나다 각 3위 등으로 다른 나라에서의 출발도 나쁘지 않다.

‘플릭스패트롤’은 각국별 넷플릭스 접속 초기 화면에서 공개되는 자체 집계 톱10 순위를 수집해 1위 10점부터 10위 1점까지 점수를 매긴 뒤, 집계가 가능한 90개국의 점수를 모두 합산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순위를 정한다. 지난해 이 집계 사이트에서는 국내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오징어 게임’이 총 53일, ‘지옥’이 11일 동안 글로벌 순위 1위였다. 특히 ‘오징어 게임’ 기록은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09년 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돼 인기를 얻었던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 순식간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며 친구들이 좀비가 된 지옥도, 학교를 비춘다. 넷플릭스 시리즈 연출은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완벽한 타인’을 만든 이재규 감독이, 극본은 드라마 ‘추노’ 영화 ‘해적’ 시리즈의 천성일 작가가 썼다. 예고편은 14일 공개 뒤 1주일이 안 돼 1000만명이 넘게 봤다.

학생들은 “좀비가 왜 학교에 나와, 영화에 나와야지!”하고 절규한다.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과학실, 쥐에게 물린 첫 감염자, 급속히 좀비로 변해 가는 아이들과 아비규환으로 변한 학교의 모습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바이러스의 원인과 연관된 과학 교사는 경찰 진술에서 말한다. “인간으로 죽느니 괴물이 되어서라도 살아남으라고…. 다 죽을거야. 희망 같은 거 갖지 마요.” 공개된 시리즈 속의 학교 모습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도 이미 지옥이다.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절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지만, 양극화와 극심한 경쟁 같은 사회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친구인 동시에 경쟁자이고, 소수점 차이로 등수에 따라 세워지는 긴 줄에서 한 칸이라도 앞으로 나가려면 친구들을 밀어내야 한다. 대개의 좀비물이 그렇듯 이 시리즈 역시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욕설, 자살, 흡연, 신체 절단 등 높은 수위의 표현이 포함돼 배경이 학교인데도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