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조선DB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가 최근 잇따라 실제 사건을 괴담 소재로 방송해 시청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심야괴담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최근 방송이 유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항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심야괴담회는 지난 19일엔 1999년 씨랜드 화재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건물 보존 임무를 맡은 의경이 의문의 소리를 들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방송에선 의문의 소리를 사망한 아이들의 소리로 추정했다. 씨랜드 화재 사건은 청소년 수련 시설인 씨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 19명과 인솔 강사 4명 등 23명이 사망한 참사다.

심야괴담회는 지난 26일에는 1990년 발생한 서울 송파구 세모자 피살 사건을 다뤘다.

이는 아들의 혈액형과 자신의 혈액형이 다르다며 남편이 반발하자, 아내가 자녀들을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었다.

또 지난 12일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그 옆집에 살던 여성의 사연을 다루기도 했다. 방송에서 3주째 실제 사건이 다뤄진 것이다.

한 네티즌은 심야괴담회 시청자 게시판에 “실화 범죄는 유족들의 허락을 받고 방영하는 건가?”라며 “이야기 거리로 전락한 피해자의 죽음과 고통에 유족들이 괴로워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이게 예능 거리인가? 연출도 너무 폭력적이고 진짜 보기 불편하다” “범죄실화는 유족들한테 예의가 아닌 거 같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고석 씨랜드 참사 유가족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며칠 전 자료 요청에 응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라며 “19명의 아이들이 참변을 당한 만큼 이 참사가 방송 소재로 사용된 점은 유가족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라고 했다.

고석 대표는 “당시 현장을 지키던 분의 제보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 내용 중에 과장된 것이 많다. 그 주변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이들을 위한 굿을 해주지 않아서라든가 하는 부분은 조금 안타깝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