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67)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친(親)민주 계열 방송인 겸 유튜버 김어준씨에 대해 “부정확한 사실과 무리한 해석 등으로 사실상 친문 지지자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선동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정치 무당 김어준’(인물과사상사)에서 “(김씨는) 한국인들의 증오와 혐오 본능에 불을 붙임으로써 정치를 선악(善惡)의 대결 구도로 몰아간 방화범은 아니었을까”라면서, 김씨가 ‘조국 수호 운동’과 친문 집회의 ‘총사령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김씨가 이런 선동을 밥 먹듯이 하지만 않았어도 조국 사태의 전개 양상과 문재인 정권의 운명은 달라졌으련만, 문재인 정권과 지지자들은 김어준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강 교수는 김씨의 방송에 출연했던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에 대해선 “‘김어준 중독’ 현상을 보였다”며 “김어준 방송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여겨 김어준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기에 바빴고 심지어 아부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어준에 대한 평가를 두고선 “아무리 편을 갈라 진영 전쟁을 벌인다 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있는 법”이라며, “당신이 진보라면 ‘보수의 김어준’을 옹호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지”라고 묻기도 했다.

강 교수는 김씨의 활동을 네 시기로 나눴다. 이른바 ‘명랑 사회 구현의 선구자’(1998~2012)’→‘팬덤 정치와 증오∙혐오 마케팅’(2012~2020)→‘민주당을 장악한 교주’(2021)→‘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해악을 끼친 시기’(2022)로 변화해왔다는 것. 강 교수는 스스로 “한때 김씨를 적극 옹호한 글을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1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이후 김어준은 하나의 언론 권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초창기에 부르짖던 ‘명랑 사회’ 구현은 사라지고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가 열리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김어준이 모든 국민들이 웃을 수 있는 ‘명랑 사회’ 구현을 위해 애쓰던 시절로 복귀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유튜브∙여론조사 업체의 운영자로서 다시 방식만 달리한 채 ‘증오∙혐오 정치’의 선전 선동에 앞장서는 비극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고도 했다. 김씨는 지난 연말 6년 동안 진행해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한 뒤, 현재는 개인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