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

박수레 지음 | 책만 | 352쪽 | 1만6800원

2000년대 초중반 파격적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자동차 ‘폭스바겐 뉴비틀’엔 특히 여성들을 사로잡은 비결이 하나 더 있었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송풍구 사이에 자리 잡은 꽃병<사진>이다. 실은 차내 거치형 꽃병에는 ‘원조’가 따로 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만들어졌던 상용 전기차의 주 고객은 여성. 꽃을 담는 꽃병은 초기 여성 운전자들이 자기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장식품인 동시에 배터리 냄새를 무마해주는 방향제 역할도 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박물관에는 지금도 당시의 형형색색 차량 실내용 꽃병이 전시돼 있다.

폭스바겐 뉴비틀엔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송풍구 사이에 진짜 꽃을 꽂을 수 있는 꽃병이 있다. /책만

2000년대 초반까지 메르세데스 AMG 같은 고급차에도 꼭 들어갔던 계기판의 아날로그 시계는 마차에 사치품인 회중시계를 거치해 놓던 데서 유래한 디자인. 요즘에도 수퍼카 부가티에는 대시보드에 거치했다 꺼내서 손목에 찰 수 있는 시계가, 벤틀리에는 럭셔리 브랜드 브라이틀링 뮬리너 시계가 장착되기도 한다.

벤틀리에는 대시보드에 수백~수천만원에 이르는 럭셔리 브랜드 시계 브라이틀링이 장착된 모델도 있다. /책만
대시보드에 거치했다가 꺼내서 손목에 찰 수 있는 부가티의 시계. /책만

독일 포르셰에서 자동차 UX(사용자 체험) 디자이너로 일했던 저자는 “기계이면서 공간이고, 도구이면서 생활 방식인 자동차가 백년 동안 지지고 볶아온 흔적이 모인 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란 물건”이라고 말한다.

대시보드, 글러브 박스, 컵홀더 등의 어원과 유래, 계기판 속도 눈금이 반원 형태로 새겨진 이유 등에 관한 깨알 지식도 흥미롭다. 에어컨, 시가잭, 터치 스크린과 디지털 열쇠까지 당연히 여겼던 자동차 구석구석의 비밀을 탐구한다. 클래식 자동차에서 수퍼카까지 다양한 자동차와 실내외 디자인의 디테일이 컬러 사진과 함께 수록됐다. 차를 좋아한다면 놓칠 수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