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전략

대럴 릭비 외 지음 | 이영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348쪽 | 1만 8000원

경영에서 ‘혁신’만큼 교묘한 단어도 없다. 불과 몇 년 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디스럽트’(disrupt·파괴적 혁신)가 유행어처럼 난무하더니, 이젠 ‘애자일’(agile·혁신을 목표로 빠르게 움직이는 자율경영팀을 내세우는 경영 철학)이 필수가 됐다. 기존 조직에 ‘새 판’을 짠다며 대수술을 감행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IT 기업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민첩성과 유연성 등을 내세우는 애자일 운영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도 시도하고는 있지만,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해고’ 명분을 만들어주곤 한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애자일 전문팀은 이처럼 애자일을 잘못 실천하는 경우를 지적하면서, ‘애자일 리더십’을 갖춰야 관료주의에서도 이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표준화된 일상 업무까지 애자일을 도입하라는 건 아니다. 사내 스핀오프 스타트업이나 각종 태스크포스팀처럼 새로운 시장을 향해 10명 안쪽의 조직이 빠르게 변화에 대응한다. 하지만 시범 조직이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리더 중심에서 벗어나 의사 결정은 최대한 밑에서부터, 소비자 만족도 못지않게 구성원의 만족도 역시 극대화해야 한다. 리더부터 변해야 조직이 산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