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관·아동문학가

예년에 비해 발상이 새롭고 기법이 세련된 작품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수준이 향상되었다. 소재도 다양해졌으며 특히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상을 동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발견을 보여주거나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생생한 동심을 건져 올린 작품들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점이었다. 다만 아직도 머릿속으로 짜 맞춘 작위적인 작품들이 있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리 어항’은 열대어를 기르게 된 가족들의 설렘과 기쁨을 깔끔하고 산뜻하게 표현했으나 비유가 너무 평범했다. ‘반짇고리 속 우리 가족’은 동시조로서 가족들의 특성을 바느질 도구에 비유하여 재미있게 표현하였으나 틀에 박힌 가족관이 흠이었다. ‘명탐정’은 동화적인 구성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가는 솜씨가 돋보였지만 뚜렷한 메시지가 없어 아쉬웠다. ‘요술 지팡이’는 예사롭지 않은 시적 기량을 보여준 작품이었으나 아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탐정’과 ‘요술 지팡이’는 떨어뜨리기 아까운 작품들이었다.

당선작으로 뽑은 ‘엄마의 꽃밭’은 잔잔한 감동의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종일 튀김솥에서 오징어 감자를 튀기느라 화상을 입은 팔뚝을 엄마의 꽃밭에 비유하여 엄마의 사랑과 헌신을 나타냈다. 아이들 앞에서 의연하게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엄마의 마음과 상처투성이 팔뚝에서 엄마의 뜨거운 사랑의 향기를 맡는 아이들의 마음을 짧고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으로 표현하였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 엄마와 아이의 마음이 꽃밭처럼 어우러져 우리에게 아릿한 아픔과 함께 가슴 잔잔한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