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정박해 있는 HMM 선박. /HMM 제공

예멘의 이슬람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홍해 통항이 가로막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해운업계가 공동으로 구성한 비상대응반이 본격 가동에 나선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 관계 부처를 비롯해 해운협회와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등 주요 선사들이 참여하는 ‘홍해해협 통항 중단 수출입 물류 비상대응반’이 11일 오후 서울 한국해운빌딩에서 반장인 송명달 해수부 차관 주재로 첫 회의를 개최한다.

후티 반군은 지난 11월부터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을 규탄한다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에 스위스 MSC, 독일 하파크-로이트, 우리나라의 HMM 등 대형 선사들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갈 때 홍해를 지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비상대응반은 HMM 선박 내 활용 가능한 공간에 우리나라를 출발하는 수출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와 유럽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는 HMM이 유일하다. 중소 수출업체들이 배에 물건을 싣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전용 선적 공간도 제공한다. 자동차 운반선은 공급 부족이 예견되는 상황이라, 컨테이너선에 수출 물량을 대신 실어 나르거나 야적장을 추가 확보해 보관해주기로 했다.

또 해상 운임이 치솟는 것에 대응해,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홍해 통항이 막히며 일거리를 따내기 어려워진 중소 선사들을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날 HMM도 국내 수출 기업들의 유럽향(向) 화물 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지중해 노선에 임시 선박 4척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북유럽 노선에는 1만1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을 투입해 이달 18일 부산에서 출발한다. 지중해 노선엔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이 각각 이달 15일, 29일, 2월 4일 출발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임시 선박을 투입하기 위해 다른 노선의 선박을 재배치하는 등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임시 선박 투입을 결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