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몸은 영 따라주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피로가 쌓이지만, 예전처럼 쉽게 회복하긴 어렵다. 이는 몸 구석구석에 쌓인 ‘활성산소’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우리가 숨 쉬고 에너지를 만들 때 생기는 물질로, 나이가 들수록 잘 제거되지 않아 몸에 쌓인다. 이런 활성산소가 계속 축적되면 면역세포를 공격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이 몸 전체로 퍼지게 된다. 이는 단순한 피로감뿐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 관절염 등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노년층은 면역력이 약해 이런 문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면역력 지키는 흑염소, 조골세포 늘려 골다공증 예방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흑염소다. 흑염소는 그 자체로 뛰어난 보양식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체력 증진과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인식돼 왔다. 흑염소는 양고기보다 10배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세포의 산화를 막고 노화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흑염소는 소고기의 11배, 돼지고기의 18배 많은 칼슘이 들어 있다. 특히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해 감염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흑염소는 뼈를 만드는 세포를 늘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밀도를 유지해 준다. 45세 이후부터는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이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조골세포보다 더 활발해지면서 골밀도가 낮아지는데, 흑염소를 섭취하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때 흑염소에 황기, 당귀 등 한약재를 배합하면 칼슘 함량이 의미 있게 증가한다.
◇흑염소의 아라키돈산, 혈관 노화 막고 당뇨 위험 낮춰
흑염소는 동의보감에 모든 부위가 기록돼 있을 정도로 버릴 게 하나 없는 약재다. 흑염소의 콩팥은 하체 냉증과 남성 기력을 위해, 폐는 만성 호흡기 질환에, 간은 눈 건강과 해독 작용을 위해 처방했다.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흑염소의 효능도 밝혀지고 있다. 그중 핵심 성분은 아라키돈산이다. 노년층이 걱정하는 삼고병(三高病), 즉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은 모두 나이 들수록 두꺼워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혈관에서 비롯된다.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아라키돈산은 모세혈관을 확장해 혈관 노화를 막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만성질환을 예방한다. 불포화지방산이 혈당을 조절해 당뇨 위험을 낮춘 연구 결과도 있다. 이스턴 핀란드대에서 남성 2189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 불포화지방산 농도가 높은 군의 당뇨 발병 위험이 4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노년층에게 필요한 아라키돈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꼭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아라키돈산은 돼지고기와 소고기에도 들어 있지만, 함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흑염소의 아라키돈산 함유량은 소고기의 4배, 돼지고기의 2배 이상이다.
◇근육 줄면 기력 떨어져, 소화 편한 흑염소로 단백질 보충해야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한 흑염소는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에게 적합한 식품이다. 또한 근섬유가 부드러워 위에서 분해가 잘 되며,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조직이 질기지 않은 데다 흑염소의 지방 함량도 소고기의 6분의 1, 돼지고기의 4분의 1에 불과해 소화가 편하다.
흑염소를 비롯해 오골계, 검은콩 등의 검은색 식재료, 즉 ‘블랙푸드’는 신장의 기운을 보충해 노화를 방지하는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함께 섭취하면 더욱 효과적인데 어혈(죽은 피)을 제거하고 원기 회복에 좋은 오골계의 닭발에는 콜라겐이 풍부해 관절에 힘이 되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소의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우슬은 동의보감에 무릎, 허리, 등의 통증을 낫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으며 사포닌이 풍부해 관절 염증 완화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