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따르면 2024년 박물관 관람객 수는 101만7103명(지난달 30일 기준)을 기록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지난 10월 열린 ‘동서 디반 박물관 국제페스티벌’이 관람객 100만 명 돌파의 주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지어진 문자 전문 박물관이자, 인천광역시의 첫 국립 박물관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경./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제공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 이후 첫 해외 교류전으로 시선 몰이

지난 10월 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동서 디반 박물관 국제페스티벌’에선 △기획특별전 △큐레이터 포럼 △전시 연계 강연 △국제학술대회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 기간에 총 15만4225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았다. 특히 페스티벌 기획특별전 ‘올랭피아 오디세이-문자와 여성, 총체적 여성의 거리에 서다’가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번 기획특별전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 진행된 해외 교류전이다. 지난해 맺은 프랑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과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샹폴리옹세계문자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처음 개관한 문자 전문 박물관이다. 기획특별전은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없었던 여성의 최고 표현 수단이었던 ‘문자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전시회에선 한글로 쓰인 중국 소설 ‘소무충절록(蘇武忠節錄)’과 일본 히라가나로 쓰인 소설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등 여성과 문자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 90여 점이 공개됐다. 미국 ‘게릴라 걸스’의 작품 20여 점도 볼거리였다. ‘게릴라 걸스’는 1980년대부터 활동하며 성차별과 인종차별 등 사회 불평등 문제를 고발하는 포스터를 발표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어린이나 장애인, 노인 등을 위한 쉬운 설명·수어·점자·큰 글자 등 맞춤형 안내문을 설치해 이해도를 높였다. 더불어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또한, 전시 작품 진열장 높이를 낮추는 등 사회적 약자의 관람 편의도 제공했다.

◇세계 세 번째 문자 전문 박물관이자 인천 지역 첫 국립 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지난해 6월 개관해 올해로 운영 2년 차를 맞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지어진 문자 전문 박물관이자, 인천광역시의 첫 국립 박물관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5650㎡ 규모다.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어린이 체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건축물은 흰색 두루마리를 펼쳐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으로 설계돼 ‘페이지스(Pages)’라는 별칭이 붙었다.

△기원전 2000년~기원전 1600년 점토판에 쐐기 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한 ‘원형 배 점토판’ △최초의 유럽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알려진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마틴 루터가 라틴어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비텐베르크 구약성서 초판본’ 등 유물과 자료 244건 543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내년에도 ‘세계 문자’를 활용해 다채로운 전시와 강연, 교육, 문화 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박물관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과학과 예술, 첨단 기술을 접목한 최고의 전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시설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