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에게 내가 다른 욕심은 없지만 (목포) 대반동에 바다가 보이는 한옥집을 하나 지어서 바다 경치를 보면서 여생을 보내면 좋겠다고 했는데, 현실은 쉽지 않았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발간된 ‘김대중 육성 회고록(연세대 김대중도서관·한길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9년 8월 타계한 김 전 대통령이 2006년 7~10월 41회에 걸쳐 남긴 구술 영상이 책으로 나왔는데, 여기서 ‘대반동 사랑’을 수차례 드러냈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아하는 경치가 있어요. 고하도 쪽 유달산 뒤에 대반동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해수욕장이었어요. 거기서 해수욕을 했는데 지금은 해수욕장이 없어졌어요.… 호수같이 보이는 이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DJ가 사랑한 전남 목포시 서남쪽 대반동 해변이 뜨고 있다. 사라졌던 대반동 유달해수욕장은 17년 만에 복원돼 목포의 명소가 됐다. 대반동 ‘랜드마크’는 바다 수면 15m 이상 높이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는 ‘스카이워크’ 조형물이다.
30일 목포시에 따르면, 유달해수욕장을 품은 유달유원지에 자리한 스카이워크의 방문객은 올 3~9월 7개월 동안 35만7100여명에 달했다. 오는 12월 말까지 10개월 동안 46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40만3800여명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멀리 목포대교 아래와 맞은편 고하도 바다에 붉은 석양이 내려앉을 무렵 방문객이 몰리기 시작한다.
2020년 6월, 길이 54m짜리 일직선 모양으로 개장한 스카이워크는 올 초 직선부를 대폭 늘리고, 좌우면을 연장하면서 입체적인 위용을 자랑하게 됐다. 걷는 길이는 총 130m쯤으로 웅장하다. 확장 공사로 지난 3월에야 재개장했다. 전체 공사비는 42억원이 소요됐다.
목포 도심권 유일한 모래사장이 펼쳐진 유달해수욕장은 폐쇄된 지 17년 만인 지난해 12월 복원됐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56억원을 들여 대반동지구 연안정비 사업을 하면서 300m 해변에 모래를 채워 넣었고, 모래 유실 방지 인공구조물 등을 세웠다.
목포시는 목포 하당 평화광장에서 대반동 유달유원지 무지개색 방파제까지 총 12㎞를 5개 구간으로 나눠 도보여행길 ‘해변맛길 30리’를 조성하고 있다. 핵심 구간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대반동 해변길(5구간·1.9㎞)이다. 옛 조선내화 앞 친수공간부터 무지개색 방파제까지로, 전체 사업비 100억원 중 36억원이 투입됐다. 목포시는 대반동 해변길 구간에 쉼터와 포토존, 야간경관 조명 등을 오는 12월 말까지 설치하고 내년 초 개방할 예정이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대반동 해변길은 ‘목포 바다’를 상징하는 목포의 명소이자 자랑”이라며 “목포가 체류형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