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8월 둘째 주 1357명까지 늘었다./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대유행 이전으로 퇴행하는 듯한 모습이다. 백신을 맞았다는 사람을 보기 힘들고, 폭염으로 인해 마스크는 기피 품목이 됐다. 코로나19 진단 키트와 치료제도 부족하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치료제를 못 구할 경우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으라는 메시지를 내놓는다.

결과는 환자 폭증이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최근 4주간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7월 넷째 주 472명, 8월 첫째 주 869명, 8월 둘째 주 1357명으로 매주 2배 가깝게 증가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을 선언하고 1년 남짓 지났을 뿐인데 상황이 심상찮다.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까지 가세해 감염 질환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콧속에 ‘스프레이’ 뿌려 바이러스 차단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직·간접적으로 바이러스의 몸속 침투를 막는 방법들이다.

첫 번째는 ‘면역력 증강’이다. 몸이 면역력을 갖추면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물리친다. 대표적인 면역력 증강 성분으로 비타민 D, B6, B9, B12가 있다. 그중 비타민D는 면역을 조절하는 세포를 증식시키는 동시에, 바이러스 억제 물질인 카텔리시딘의 합성도 촉진한다.

두 번째가 ‘백신’이다. 다만 팬데믹 종식 후 감염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백신 접종은 동력을 잃었다. 부작용에 대한 부담 또한 여전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를 백신으로 따라잡기 힘들기도 하다.

세 번째 방법은 ‘체내 침투 차단’이다.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는 대개 비강(코)을 통해 들어온다. 비말에 묻은 바이러스가 주범이다. 코는 비말에 취약하다. 손을 씻는 것도, 마스크를 쓰는 것도 코를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스크는 무더위와 번거로움, 미용 상의 이유로 기피 대상이 돼버렸다.

발 빠른 제약사들이 대안을 찾는 중이다. 콧속에 직접 바이러스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바이러스는 사람이 호흡하는 동안 비강 내부로 들어와 점막에 들러붙는다. 이후 점막을 통해 체내로 침투한다. 호흡기 질환 감염 때 특히 확연한 경로다. 마스크 없이 이 경로를 어떻게 끊을까.

콧속에 스프레이를 뿌리면 된다. 실제 몇몇 제약사들이 스프레이를 뿌려 ‘콧속 마스크’를 만들어내는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최근 출시 준비 중인 코 스프레이 제품도 그중 하나다. 대웅제약은 비강의 점막을 촉촉하고,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적셔놓기 위해 ‘잔탄검’이란 물질을 사용했다. 여기에 ‘카모스타트’란 물질을 배합했다. 카모스타트는 잔탄검의 표면장력을 낮춰, 비강 내 분무할 경우 바이러스 차단막이 넓게 형성되도록 돕는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카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로 침투하는 데 활용하는 효소를 억제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할 때 이 효소를 필요로 하는데, 카모스타트는 해당 효소를 억제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우루사’로 코로나19 예방?

마지막 네 번째 방법은 ‘세포 침투 차단’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를 통해 세포에 들어오고 감염을 일으킨다. 최근 간질환 치료제 성분으로 잘 알려진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이 수용체를 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UDCA는 ‘국민 간장약’으로 불리는 우루사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변이 바이러스 역시 ACE2 수용체와 결합하기 때문에 ACE2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는 UDCA 기전 특성 상, 바이러스의 변이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감염 예방 외에 중증 악화 위험성 또한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UDCA는 수용성 담즙산의 일종이다. 담즙산 농도 유지에는 ‘파네소이드X 수용체(FXR)’가 관여하는데, 이 수용체는 ACE2의 발현 조절에도 관여한다. FXR이 억제되면 ACE2도 억제되는 식이다. UDCA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이유다.

한 방역 전문가는 “바이러스 감염 원리를 따져 보면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 외에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게 여럿 있다”며 “감염의 주요 경로인 콧속을 직접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건강보조식품과 약으로 평소 면역력 강화에 힘쓰고 바이러스의 침입을 억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