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낙후된 사상공단을 첨단형으로 재개발해 조성할 ‘사상스마트시티’ 조감도./부산시 제공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부산이 내세운 ‘대주제’다. AI(인공지능), 챗-GPT,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양자컴퓨터 등 머리를 핑핑 돌게 하는 신기술이나 폭설·대형 산불·대지진 등 가슴을 졸이게 하는 기상이변 등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엑스포 비전에 맞춰 부산 산업의 체질과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최근 “현재 서부산권 전통 제조업, 동부산권 관광·정보통신(IT) 등 2대 권역으로 이뤄진 부산의 산업지도를 5대 혁신 클러스터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5대 혁신 클러스터는 기장군 방사선의과학 단지를 주축으로 하는 ‘마운틴 밸리’, 제 1·2센텀시티를 기지로 하는 ‘수영강벨트’, 원도심인 서면·부산역·문현금융단지 등의 ‘스타트업 벨트’ 등으로 이뤄진다.

영도와 북항재개발지 등을 중심으로 하는 해양·수산빅데이터와 초소형 위성·해양 UAM 등 기술의 집적지인 ‘부스터 벨트’, 사하구 장림·사상구 사상공단·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등을 이어 바이오·클라우드·스마트 헬스케어 등의 신기술 업체들이 밀집한 ‘낙동강 벨트’ 등도 지역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끌 기관차다. 성희엽 부산시 정책수석보좌관은 “5대 혁신 클러스터의 핵심 키워드는 ‘그린’과 ‘스마트’로 2030월드엑스포의 방향과 같다”고 말했다.

시의 구상에 따르면 기장군 ‘마운틴 밸리’는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중입자 치료센터·방사성 동위원소 융합 등에 기반한 방사선의과학과 전력반도체·이차전지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더해 조성된다. 이곳엔 현재 금양과 에스티아이, 제엠제코 등 우수한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191만 ㎡ 부지에 조성될 ‘수영강벨트’의 제2센텀시티는 ICT, 지식서비스, 영화·영상콘텐츠, 융합부품소재 기업들을 입주하게 해 ‘제2의 판교’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착공해 2027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이곳은 최근 정부의 ‘도심융합특구’로도 선정됐다.

‘스타트업 벨트’는 남구 문현금융단지 등을 중심으로 B스페이스·큐브 등에 블록체인·금융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고 남구 용당동 동명대 땅 안에 ‘그린스타트업 타운’ 등을 만든다. 문현 금융단지에는 작년 3월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가 착공돼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신창호 부산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혁신클러스터는 각 지역별 특성과 지리적 이점 등을 살리고 서로 연계해 색깔있는, 차별화된 친환경·디지털 첨단산업 집적지로 만들어 부산의 산업구조를 미래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