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모형이 전시된 모습. 포스코는 석탄 대신 수소로 저탄소철을 만드는 유동환원로 기반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를 개발 중이며,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 실증을 끝내고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두 번째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 측은 “50년 전 종합 준공을 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강사로 성장하면서 첫 번째 신화를 완성했다”며 “현재는 ‘탄소 중립’이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스코는 앞으로 고로 등 기존 생산 방식을 단계적으로 전환해 수소환원제철 생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만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개발하고 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고유 기술로 개발해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원료를 예비 처리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 생산이 가능한 설비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7월에는 파이넥스 설비를 공동 설계했던 영국의 플랜트 건설사인 프라이메탈스(Primetals)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하이렉스 시험 설비 설계를 시작했다. 이 시험 설비는 2026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 기술 개발을 끝내고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이라는 과제는 포스코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50년 전 대한민국 정부가 철강산업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에 사활을 걸었던 때와 같은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제 수소환원제철로 철강 생산 방식 전환은 피해갈 수 없는 대전제이자 국가 산업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포스코의 하이렉스 개발에 정책적 지원과 함께 수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해야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세계 각국 정부는 파격적인 철강 기업 지원안을 내놓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티센크룹의 뒤스부르크 제철소 탈(脫)탄소 전환 투자금 4조3000억원 중 2조8000억원을 지원하고, 프랑스 정부는 아르셀로미탈의 던커크 공장 투자금 2조4000억원 중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상용화 설비 투자에 40~50%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스웨덴 철강기업 사브(SSAB)에 혁신 기금 1900억원을 지원하며 그린 철강 전환에 힘을 보탰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 중립이라는 산업 대전환 시대에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보호하고 경제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철강 산업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