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K팝·K드라마 등 K콘텐츠가 부상하며 뜨거워진 K푸드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김밥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 글로리’ 흥행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가 됐다. 이 밖에도 글로벌 아이돌이 좋아하는 과자류는 금세 해외 팬들이 찾는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한다.
K푸드 대표주자로 라면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약 5830억원(4억4620만달러)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보다 16.4% 증가한 수치다.
◇농심, 미국서 ‘신라면’ 앞세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
농심은 전 세계 식품 브랜드가 경쟁하며 ‘작은 지구’라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온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0.1% 뛰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신라면(봉지)’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약 1095억원(8500만 달러), ‘신라면블랙(봉지)’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한 약 322억원(25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일본 저가 브랜드가 주도하던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소득 수준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도전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하며 생산 능력을 70% 이상 향상시킨 농심은 미국 제3공장 검토에 착수했다.
올해부터는 인구 1억3000만 명에 달하는 멕시코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멕시코 시장은 아직 일본 저가 라면 중심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 확장 가능성이 크다. 고추 소비량이 많고 매운맛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이에 농심은 지난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했다. 향후 치폴레·라임·칠리소스 등이 접목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인도·필리핀 등에서 ‘롯데 초코파이’ ‘빼빼로’ 등 큰 인기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통합 법인 설립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795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약 23.5%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434억원으로 약 16.9%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카자흐스탄·파키스탄 등 8개국에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롯데 인디아·하브모어 등 2개의 해외법인이 있는 핵심 국가다. 2004년 패리스(Parrys)라는 현지 기업 인수 후 롯데 인디아로 사명(社名)을 변경했다. 국내 식품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인도에 진출한 사례다. 이후 첸나이와 델리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롯데 인디아 매출은 지난해 약 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9% 상승했다.
‘롯데 초코파이’의 인도 내 초코파이 시장 점유율은 약 90%로 연간 약 4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도 현지의 고속철도에서는 ‘롯데 초코파이’가 포함된 조식(朝食)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기에는 마시멜로를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등 현지화 노력이 있었다.
2017년 현지 기업 하브모어를 인수한 롯데웰푸드는 하브모어 제품 외에 ‘월드콘’ ‘설레임’을 선보이며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하브모어는 지난해 약 15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롯데웰푸드는 하브모어에 5년간 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웰푸드는 최근 필리핀의 최대 창고형 멤버십 체인인 ‘S&R’과 손잡았다. 이를 통해 ‘빼빼로’ 등 우수한 제품을 필리핀과 동남아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빼빼로’의 필리핀 수출 실적은 지난해 약 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9% 신장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