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푸른색으로 표시된 ‘타우’ 단백질이 가득 들어찬 신경세포(뉴런)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타우 단백질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함께 알츠하이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로 추측되고 있다. 뇌 속에 존재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둘 다 신경퇴행성 뇌 질환과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좌측부터) 정영수 청뇌한의원 원장, 채기원 원장, 박진호 대표원장, 이진혁 원장, 최정균 원장. /청뇌한의원 제공

최근 한방 치매 치료제로 국내 특허를 취득한 청뇌한의원 의료진은 이를 연구한 후 한방 치매 치료 관련 연구 논문을 SCI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했다. 치매 증상 개선·예방을 위한 방법이 들어있는데, 이를 위해 실제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생약들로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실험은 신경 염증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다. 신경 염증은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 발병에 작용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한방 물질에서 추출해 자체 개발한 약물 A, B로 신경염증을 치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물질은 폴리페놀을 함유한 물질로,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는 항산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을 투입하자 기억력을 담당하는 세포이자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해마세포가 증식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A 약물은 아밀로이드베타에 의한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신경 독성을 억제해 염증으로 유발되는 간접 독성으로부터 해마세포를 보호한다고 판단했다. 즉,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중 하나인 신경염증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동시에 치매치료에 직접적이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물질로서 A 약물의 용도를 발견했다.

청뇌한의원 의료진은 신경염증을 억제·치료함과 동시에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세포를 보호·증식하는 방식으로 A 약물을 활용해 더 나은 치매 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치매 치료제인 청뇌탕에 A 약물을 더해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청뇌탕은 효과 높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1년간 청뇌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청뇌탕을 치매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환자 213명 중 97명(45.5%)의 상태가 호전됐다. 현상 유지는 83명(38.9%)에 달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도 썼을 때는 45명 중 26명(57.7%)이 상태가 호전됐다. 박진호 청뇌한의원 대표원장은 “이를 토대로 더 효과적인 치매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뇌한의원은 A 약물에 대한 새로운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다. 또한 치매 치료 분야에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과학적 데이터로 입증하는 중이다. 양의학과 한의학을 통틀어 독자적으로 치매 치료를 위해 꾸준히 실험·연구를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지 않다. 금전적·시간적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하는 반면, 실험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청뇌한의원이 치료제 '청뇌탕'을 환자들에게 사용한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낸 모습. /청뇌한의원 제공

청뇌한의원은 아직까지 정복되지 않은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가 마땅치 않고, 기존 약물들이 지연 효과조차도 미비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신약 개발이 부진하다는 부분에 집중했다.

박 대표원장은 “너무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실험에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한의학 시장이 난치병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의 한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청뇌한의원의 행보는 한약으로 치매를 포함한 각종 난치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없게 보여준다”며 “과학적 입증을 통해 임상데이터를 축적·개발해 나감으로써 한의학 시장의 가능성과 역할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