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버스는 알츠하이머병이나 난치성 뇌·신경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효능’과 ‘약물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강소기업이다. 사진은 조성진 대표. /큐어버스 제공

큐어버스(Cureverse)는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발성 경화증 등 난치성 뇌·신경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효능’과 ‘약물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신약(新藥) 후보 물질 개발로, 단숨에 스타플레이어가 된 강소기업이다.

뇌 질환 치료제를 저분자 약물로 개발하고 있는 큐어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창업 유도형 연구·개발(R&D) 사업인 ‘바이오스타과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 자체 창업 지원 사업인 ‘디딤돌 과제’ 기반으로 지난 2021년 10월 설립됐다. 큐어버스는 저분자 신약 후보 물질을 앞세워,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뇌 질환’ 관련 신약 개발까지 예고하고 있다.

◇큐어버스,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에 주목하다

신약은 크게 항체를 포함하는 ‘단백질 신약’과 ‘저분자 신약’으로 나뉜다. 이중 저분자 화합물 신약은 특히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여러 장점을 가진 분야라 할 수 있겠다. 최근까지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 가운데 상당수를 저분자 신약이 차지할 정도다.

큐어버스는 글로벌 수준의 저분자 발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알츠하이머병(치매)이나 파킨슨병처럼 근본적 치료제가 없거나, 다발성 경화증처럼 안전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뇌 질환에 주목했다.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천문학적인 유망 분야이다. 신약이 개발되면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약 개발은 ‘파이프라인(연구 개발 중인 프로젝트)’이 핵심이다. 좋은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여부가 신약 개발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성과 성패를 좌우한다.

큐어버스는 이를 이상적으로 충족하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첫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들이고, 둘째가 이러한 후보 약물을 검증·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 및 역량이다.

◇큐어버스의 핵심 파이프라인 두 가지 ‘CV-01′과 ‘CV-02′는?

큐어버스는 지난해 두 개의 주요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제 후보 물질 ‘CV-01′과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 ‘CV-02′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 임상 후보인 ‘CV-01′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치료를 위한 것이다. 효과가 증상 완화 수준인 기존 약과 달리, 근원적 치료제 후보 물질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로 동물 실험(In Vivo)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CV-01이 적용된 치매 쥐 모델이 정상 쥐와 유사한 학습·기억 능력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 효능 결과가 나왔다.

CV-01은 매우 선택적으로 약물 타깃인 ‘Keap1′을 변형시키는 ‘혁신 신약(First in Class)’으로 정의할 수 있다. Keap1과 Nrf2는 뇌 염증 질환에 중요한 타깃이 되는 단백질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변형시켜 세계 최초로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약 특성 발휘에 필요한 종합적 성질인 ‘약물성’이 뛰어나다. 흡수·분포·대사·배출이 잘 이뤄지며 독성도 없다는 것이다. CV-01은 이를 다루는 ‘ADME/Tox’ 평가에서 뇌 질환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매우 우수한 약물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지난 3월 말에는 CV-01 파이프라인이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비임상 단계 과제에 (예비)선정되며 정부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비임상 시험 등을 위한 15억5000만원의 연구비 지원으로 임상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

두 번째 파이프라인 ‘CV-02′는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 물질이다.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혈액 내 면역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S1P1′ 단백질이 치료 타깃이다. 심장과 간 등 다른 장기에 미치는 부작용을 해결했다는 점이 차별화됐다.

다발성 경화증은 퇴행성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큐어버스 측은 “사람 심장 조직을 이용한 심장계 부작용 극복 시험 결과, 다국적 회사의 경쟁 약물 대비 부작용이 100분의 1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창업 1년 만에 85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유니콘 기업 되겠다”

큐어버스는 핵심 파이프라인 CV-01과 CV-02의 비임상 실험을 올해 중 완료하고 내년 초에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할 계획이다.

창업 1년 만에 8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끌어낸 큐어버스는 ‘2022 연구개발특구 혁신기업 통합 IR 경진대회’에서 기술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도 받았다.

큐어버스의 성장 가능성을 묻자 조성진 대표는 “20여 년간 수행했던 저분자 신약 개발 경험으로 천문학적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조(兆) 단위 가치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