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질인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는 동물 실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한 쥐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Amyloid-beta) 생성이 적었고, 떨어진 기억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사고력 등 행동상의 문제를 유발하는 뇌 질병으로, 치매 중 가장 흔하다. 퇴행성 신경 질환이라 치료가 어렵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장근아 교수팀은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치매를 유발한 쥐들에게 4개월 동안 1주일에 5회 5㎎/㎏씩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제공했다. 이후 알츠하이머 치매·인지 기능과 관련한 인자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한 그룹이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유력 물질이다. 이 단백질이 신경 세포 바깥에 쌓여 사슬처럼 묶인 형태인 올리고머(Oligomer)가 되면 ▲신경 독성을 유발해 정상 신경 세포가 죽고 ▲여러 세포를 공격하는 물질인 자유라디칼이 늘어나고 ▲염증 반응도 활발해져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뇌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는 염증 물질도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한 그룹에서 더 적었다.
기억력 개선 효과도 뚜렷했다. 연구팀은 습관적으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려는 쥐의 습성을 활용한 수동 회피 실험을 진행했다. 쥐에게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전기 자극받는다는 기억을 심어준 후, 실험 쥐가 밝은 방에서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기억력이 좋을수록 다시 어두운 방에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알츠하이머 치매 유도 쥐들은 57초만에 어두운 방에 다시 들어갔다. 반면,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한 치매 유도 쥐들은 방에 다시 들어가는 시간이 253.60초로 유의미하게 길어졌다. 인지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장근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지연하거나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기능성 원료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