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美食)을 즐기는 사람들은 김·미역·문어 등 식재료 하나도 쉽게 고르지 않는다. 종류와 산지(産地)·가공처 등을 꼼꼼하게 따져 선택한다.
김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미식가들 사이에서 곱창돌김(조생종 잇바디돌김)은 최고로 꼽힌다. 곱창돌김은 엽체가 곱창처럼 길고 구불구불해 붙은 이름으로, 일반 김보다 풍미가 뛰어나며 오독거리는 식감에 씹을수록 깊은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11월 한 달가량만 소량 생산되는데, 올해는 수온이 높아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남도명품관의 최상급 곱창돌김은 최대 생산지인 전남 진도군의 전문가가 질이 좋은 물김을 엄선했고, 맛을 잘 내기로 유명한 해남의 공장에 맡겨 가공했다. 백화점에서 사려면 1톳(100장)당 4만5000원 안팎을 줘야 하는 특 상품으로 구성됐다. 일반 김보다 훨씬 두꺼워 보관하기 편리하도록 1톳(100장)을 50장씩 2개로 나눠 포장했다.
남도명품관의 특산품으로 ‘산모 미역’ ‘사골 미역’으로 불리는 자연산 돌미역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산 돌미역은 갯바위·절벽에서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고 밀물 때 잠기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조직이 치밀하고 쫄깃하다. 오래 끓여도 퍼지지 않으며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 임산부가 많이 찾는다. 물살이 센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제품은 생(生)미역 약 40개체를 붙여 말려 길이는 약 90㎝, 폭은 25~27㎝에 달한다. 가지런히 붙이지 않고 그냥 헤쳐 말린 것을 봉지에 100g씩 담은 실속 상품도 있다.
청정 해역 일부 지역에서 자생해 구하기 어려운 모자반과 해조류 듬부기도 유명하다. 듬부기는 소고깃국을 끓일 때 미역 대신 넣거나 삶아 들깻가루와 함께 무쳐 나물로 먹으며, 듬부기 소고깃국은 ‘진도 제1 별미’로 꼽힌다. 동거차도 자연산 돌 다시마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귀한 식재료이다. 양식과 달리 가늘고 길지만, 다시마 특유 맛이 양식보다 더 진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고급 보양 식재료인 피문어는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란 돌문어를 햇볕에 말린 제품이다. 몸에 좋아 약(藥)문어라고도 부른다. 노인 건강과 허약 체질 강화, 여성 산후조리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