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대표적 질환이다.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돼 걸을 때마다 통증이 몰려온다.

신체 활동에 제약이 생겨 정신적 고통도 크다.

증상이 심해지면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을 활용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로봇 수술은 정확하고 안전해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인천 대찬병원의 정대학 대표원장(사진 오른쪽)과 이민수 진료총괄원장. 대찬병원 의료진은 1년여 기간의 연구 끝에 로봇을 활용해 황금인공관절수술을 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이 하는 것보다 정확성이 높고 출혈량이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왼쪽 작은 사진은 큐렉소 사의 인공관절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 / 인천=양수열 C영상미디어 기자
대찬병원 제공

인천 대찬병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형 로봇인 ‘큐비스-조인트’와 가동형 인공관절수술을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로봇 수술과 가동형 인공관절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달 29일 대찬병원에서 정대학 대표원장, 이민수 진료총괄원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Q. 가동형 인공관절이 무엇인가.

정: 일반적인 인공관절은 고정형으로, 굽혔다 펴기만 가능하다. 가동형은 회전까지 할 수 있다. 걸을 때 방향 전환이 편하고 양반 다리도 할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럽다. 무게도 가벼워 활동하는 데 부담이 적다.

이: 우리 병원에서는 가동형 황금인공관절 제품을 주로 쓴다. 일반 제품은 400g 정도인데 황금인공관절은 180g이다. 티타늄 재질이라서 오래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명이 10~15년인 고정형과 다르게 20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도 적다.

Q. 로봇 수술의 장점은.

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는 무릎 축정렬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허벅지 뼈인 골수강 내에 구멍을 뚫고, 수술 장비를 넣어 의사의 짐작으로 정렬했다. 노하우가 쌓이면 잘 맞출 수 있지만, 초심자는 실수할 가능성도 있었다. 로봇은 이를 더욱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정: 출혈도 적다. 로봇 수술 시에는 골수강 내에 구멍을 뚫지 않고 절삭하기 때문이다. 세균 감염 확률도 낮다. 뼈를 뚫지 않으니 균이 들어갈 염려가 적다.

Q. 환자의 회복 속도도 차이가 있나.

정: 출혈이 많으면 많이 붓고, 통증이 심하니 걷기도 힘들어진다. 출혈이 적으면 덜 붓고 빨리 걸을 수 있다. 요즘엔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혈액 공급이 줄어 수혈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이점이 많다. 출혈에 대한 부담이 적으니 고령 환자도 충분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 인공관절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하루 이틀이면 보조기를 잡고 보행한다. 근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주 정도 지나면 보조기 없이도 평지 보행을 한다.

기존에는 고정형 인공관절만을 사용해 로봇 수술을 진행했다. 대찬병원 의료진은 로봇 의료기기 전문기업 큐렉소와 협업해 로봇으로 황금인공관절수술(가동형)을 하는 데 성공했다. 1년 내내 전 의료진이 연구에 매진해 얻은 성과다. 이 원장은 “로봇 수술은 로봇을 다루는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찬병원 의료진은 연구 과정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로봇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이는 곧 높은 환자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Q. 다양한 기기 중 큐렉소 사(社) 로봇을 선택한 이유는.

정: ‘큐비스-조인트’는 완전 자동 로봇이다. 다른 로봇은 사람이 로봇을 잡고 조정하지만, 큐비스-조인트는 의사가 전혀 손을 댈 필요가 없다. 사람 개입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큐렉소의 로봇은 ‘오픈 플랫폼’이다. 특정 회사의 로봇은 그 회사에서 만든 인공관절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큐렉소 로봇은 어느 제품이나 접목할 수 있었다. 이에 큐렉소 로봇에 황금인공관절을 적용해보기로 한 것이다.

Q. 여전히 수술을 두려워하는 환자가 많다.

정: ‘수술은 늦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꼭 그런 건 아니다. 검사 결과를 보고 전문가가 수술을 권했다면 하는 게 좋다. 무조건 수술하지 않고 버티는 건 오히려 허리나 발목에 무리를 줘서 척추관협착증이나 발목 관절염 같은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이: 예방도 중요하다. 쪼그려 앉기, 양반 다리, 계단 오르내리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많이 나갈 경우 무리한 걷기 운동도 삼가야 한다. 대신 수영장에서 걷기, 실내자전거 타기, 앉아서 다리 들어 올리기처럼 다리에 체중이 적게 실리는 운동을 추천한다. 관절염을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