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점 노브랜드 진열대에서 고객이 노브랜드 세탁세제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때, 노브랜드가 국내 우수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실제로 노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1300종 상품 중 70%에 달한다. 노브랜드에 상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수만 300개다. 2015년 노브랜드 론칭 때 거래 중소기업 수가 120여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6년 만에 2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노브랜드와 협업하면서 판로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노브랜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다른 기업과 거래하고, 고용과 설비도 확대할 수 있었다. 노브랜드가 중소기업의 확실한 성장의 발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노브랜드가 성장함에 따라 협력사도 함께 커가는 선순환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노브랜드와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10~15%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품질’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인기 상품이 출시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노브랜드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노브랜드 만난 동양케미칼㈜, 40국 수출

동양케미칼은 노브랜드의 다목적 밀폐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47년 역사의 동양케미칼은 용기 제작 업계의 강소기업이다. 기술력만큼은 대형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3년 이마트 PB브랜드 ‘러빙홈’ 제작을 시작으로 이마트와 거래한 동양케미칼은 2015년말부터 노브랜드와 협업하기 시작했다. 다른 브랜드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입소문을 탄 노브랜드 다목적 밀폐용기는 큰 인기를 얻으며 현재 상품군도 16종으로 확대됐다.

2016년 1월 처음 판매가 시작된 이후 2주 만에 6만여개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 판매된 밀폐용기 판매 수량 1위인 동시에 매출액 기준으로도 대표 브랜드인 글라스락과 락앤락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밀폐용기 업계의 혁신이자 반란이었다. 코로나로 많은 중소기업이 경영난을 겪는 2020년 동양케미칼의 노브랜드 매출은 15% 증가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노브랜드를 통해 ‘레퍼런스’를 얻은 동양케미칼은 다각도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노브랜드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PB상품을 생산하기도 했으며, 특히 해외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현재 유럽·미국·남미 등 40여 국가에 수출하는 등 대한민국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주방용품 3대 박람회인 독일 암비안테, 미국 시카고, 중국 광저우 박람회에 전시하는 영광도 얻었다.

노브랜드와 협력은 직원 복지뿐 아니라 동양케미칼 기술력을 한층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철저한 품질관리, 원부재료 관리 등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기준을 강화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이 가능하도록 내부 품질 관리 시스템을 신설했다.

“노브랜드와 함께 한 5년 동안 사업적으로 큰 성장을 했습니다. 제일 도움이 된 것은 동양케미칼의 내실이 단단해졌다는 것입니다. 직원 전체를 수용할 수 있는 공장 기숙사도 짓게 되었고요. 중소기업으로서는 최대의 성과인 셈입니다.” 동양케미칼 김준명 본부장의 말이다.

노브랜드 다목적 밀폐용기.
노브랜드 상품들.
노브랜드 매장.

◇세제 강소기업 ㈜무궁화, 노브랜드가 버팀목

2016년부터 노브랜드에 비누·세제를 납품하는 무궁화 역시 코로나 상황에도 크게 성장했다. 무궁화는 1947년에 설립된 회사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가치 아래 대한민국 비누의 역사를 만들어 온 기업이다. 보통 국내 비누·세제 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주도되지만, 무궁화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강소기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중소기업이 판로가 막혀 경영 악화를 겪고 있지만, 무궁화는 이마트 노브랜드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통해 오히려 매출 신장을 이뤘다. 무궁화는 이미 다양한 세제와 여러 타입의 포장이 가능해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어 이마트 바이어들 사이에서 주목받던 기업이었다.

무궁화는 2016년 비누, 분말 세제 영역에서 액체 세제 시장으로 한걸음 나아갔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액체 세제 공장을 새로 준공한 것이다. 하지만 액체 세제 사업 초창기,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액체 세제에 대한 판로도 막히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도 노브랜드는 무궁화 액체 세제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 무궁화는 노브랜드와 함께 액체 세제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 상품은 초저가 세제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 40% 수준에 불과하던 공장 가동률은 90%까지 치솟았다. 직원 수는 20%가량 늘었다.

“노브랜드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우리 기술력을 믿어줬다는 겁니다. 한 때 멈췄던 세제 공장이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된 건 노브랜드 덕분입니다.” 무궁화 최창호 팀장의 말이다.

무궁화는 2020년에도 노브랜드 판로 덕분에 15%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무궁화가 만든 노브랜드 액체 세제(2.1L)의 경우 지난해 50만L 넘게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무게로만 500톤이 넘는다. 2.1L에 238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끈 노브랜드 섬유유연제 역시 지난 한해 60만L 가까이 팔렸다.

노브랜드 노병간 가공식품 팀장은 “노브랜드가 좋은 품질과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그 혜택이 노브랜드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전달돼 윈·윈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 개발, 능력 있는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