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대선 주자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어떻냐"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 진영에서 '차기 대선 주자 논쟁'이 불붙었다. 통합당 내에서는 백 대표를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모델'로 화제가 됐고 김 위원장 본인도 후보군의 하나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4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제시한 '백종원 모델'에 대해 "공감한다" "본받고 싶다"고 했다. 원 지사는 "백씨가 정치를 하겠느냐. (정치에) 전혀 관심 없더라"면서도 "(저도 백씨처럼) 그렇게 돼야죠"라고 했다. 오 전 시장도 "굉장히 새겨듣고 있다"며 "분발하라, 더 노력하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비례대표 오찬에서 웃으면서 "백씨 같은 분은 어떻느냐.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더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당선을 '시대 변화'의 한 예로 언급했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앞서 김 위원장이 제안한 '40대 경제 전문가' 콘셉트도 연령과 무관하게 살아있는 카드"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김세연 전 의원, 홍정욱 전 헤럴드 회장 등이 지목됐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일부에 언급했다는 '노무현의 언어를 가진 정치인'도 당내에서 회자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재선 오찬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노 전 대통령이 맞붙은 2002년 대선을 꺼내며 "소외받고 빈곤한 계층과 3040 세대가 원하는 메시지를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보수는 그런 표현을 못 하더라"며 "대선 주자는 유권자가 편하게 생각하는 언어로 다가설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인 세(勢)로 후보가 되지는 않는다" "소위 '대세론'은 중요치 않다"고도 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당내 주자들이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들렸다"고 했다. 정원석 비대위원도 이날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서 강연하며 '백종원 대선 주자론' 관련 "(대선에서는) 감정이 이성을 앞선다"며 "대외적 이미지가 정책적 실력이나 전문성보다 도드라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대선에 출마하는 시나리오도 이날 공개 거론되기 시작했다. 오 전 시장은 방송 진행자가 '김종인 출마설'에 대해 묻자 "앞으로의 성과에 따라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연세(80세)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나.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내가 그런 거에 요만큼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