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과 인도군이 중국 서부 국경 고원 지역에서 몽둥이와 돌로 싸워 수십명이 죽거나 다친 가운데 중국 관영 CCTV가 17일 중국 인민해방군 시짱(西藏·티베트)군구가 실시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이례적으로 자세히 보도했다. 베이징청년보는 이를 두고 "CCTV가 전술 흐름까지 자세히 공개했다"고 했다.
CCTV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시짱 녠칭탕구라산 남쪽 해발 4700m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구체적인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은 인도 시킴주에서 직선거리로 200여㎞ 떨어져 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CCTV는 전술 흐름을 순서대로 보도했다. 보도 영상은 우선 정찰무대가 무인기(드론)를 띄워 적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대포를 발사해 적진 전방 진지와 지휘 관찰소를 압박하고 동시에 기갑부대가 적의 지하벙커를 공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매복한 저격수는 적의 지휘 관찰소에 대해 저격을 실시하고, 이후 폭탄을 장착한 드론, 장애물 제거부대가 투입돼 4개의 탱크 통로와 1개의 보통 통로를 구축한다. 탱크와 장갑차가 적 전선에 대해 전면적인 공격을 시작하고 헬기로 이동한 특전부대가 남은 적을 제압한다. 방공 무기를 이용 적 헬기를 공격하고 장갑 부대의 엄호 속에 적 지휘에 대한 집중 공격을 한다.
베이징청년보는 시짱군구 소셜미디어 계정이 16일 발표한 글을 인용해 "이번 훈련에 동원된 장비 가운데 처음 고원 부대에 배치된 것도 있다"며 "이번 훈련에는 15식 탱크, 홍젠-10 대전차 미사일, 11식 다연장로켓포, 07형 자주포 등이 동원됐다"고 했다.
중국과 인도군은 5월부터 중국 서부 국경 지역에서 몽둥이와 돌로 싸웠고 지난 15일에는 갈완 지역에서 시설물 설치·철거를 놓고 양측 군대가 몸싸움을 벌여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중국도 다수의 희생자를 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관할권을 놓고 1962년, 1967년 전쟁까지 벌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양측 군이 관할하는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삼고 있다.
CCTV는 이번 훈련이 "최근 실시됐다"며 정확한 실시 일자는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매체들의 보도로 미뤄 6월 상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훈련 계획이 몇 개월에 걸쳐 세워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중국군의 고원 훈련이 5월 초부터 계속된 중국·인도군의 국경 충돌을 염두을 직접 염두에 뒀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관영 매체가 훈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한 것은 인도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