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렌터카업체 허츠(Hertz)가 코로나 확산으로 파산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계 역시 이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허츠의 지주사인 허츠 글로벌은 부채 160억 달러(약 약19조6000억원)에 대한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을 두고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8년 설립된 허츠는 전 세계 1만2400여곳에서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렌터카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98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우버·리프트 등 차량 공유 기업이 부쩍 성장하면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올 들어선 코로나 확산으로 관광객이 줄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핵심 자산인 중고차 가격도 최근 차량 수요가 급감하면서 함께 폭락, 기업 가치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허츠가 보유 중인 차량은 약 57만대 수준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렌터카 업체의 핵심 자산은 보유하는 차량인데, 3월 말 이후 이동제한 및 완성차 업체의 할인 경쟁으로 중고차 가치가 급락했다”며 “자산가치 하락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4월부터 리스 차량의 리스료가 연체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만약 허츠가 파산한다면, 완성차 업계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완성차 업계가 매년 렌터카 업체나 공공 기관 등에 대량으로 차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플릿 판매’의 비중은 전체 판매의 20% 수준에 달한다. 연간으로 따지만 300만~400만대 수준이다. 허츠를 포함한 렌터카 업체들이 경영난에 처한 상황에선 플릿 판매 부진이 불가피하고, 결국 전체 판매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렌터카 업체가 파산해 단기간에 중고차 매물이 급증하면, 중고차 가격 하락도 피하기 어렵다. 완성차 업체는 가격이 낮아진 중고차와 판매 경쟁을 해야 한다. 임 연구원은 “판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판촉을 강화하면 자동차 금융 부문의 손실로 이어지고, 중고차 가치 하락이 가속화한다”며 “완성차 업체의 손익 구조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