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달고나 커피 마시기를 멈출 수 없어요."
지난 24일 스웨덴 최대 일간지 다겐스 니헤테에 난 기사〈사진〉 제목이다. 이 신문 문화부 기자 그레타 투르피엘은 직접 이 커피를 만들어 마셔보곤 "한국에서 온 이 최신 트렌드 커피는 격리에 적합하다"며 "다른 즐거움이 없을 때, 카페인은 유혹적인 약이 된다. 만약 카페인이 맞지 않더라도 이 커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한국의 달고나 커피가 '격리 커피'라는 이름으로 한류를 또 하나 만들고 있다. K집콕놀이, K푸드라고 하는 달고나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과 뜨거운 물을 붓고 400번 이상을 휘저어서 만드는 커피. 소셜미디어용으로 사진 찍기도 예쁘고, 수백 번 젓다 보면 시간 보내기 좋을 뿐 아니라, 맛도 달아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잊게 해준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것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달고나 커피' 게시물은 39만2000건. 유튜브 관련 콘텐츠 조회 수, 구글 검색량도 네 자릿수 단위로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해외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LA타임스는 "운동한다는 기분으로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잡지 보그 러시아판은 "토피(끈적한 캐러멜 과자) 같은 한국 길거리 과자의 이름을 딴 커피"라고 유래를 설명했다. 달고나 커피가 전 세계로 확산한 데는 방탄소년단(BTS), 엑소의 세훈, 슈퍼주니어의 규현, 강다니엘, 트와이스 등 K팝 가수들이 직접 만들어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올린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래는 인스턴트 가루 커피를 사용하지만, 이를 구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후기도 많다. 손으로 젓는 게 정석이지만, 전동 거품기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나 일부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매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직접 만들어 먹고 난 외국인들은 "그리스 커피 프라페와 같다" "쿠바·아르헨티나·리비아에서는 늘 마시던 것이다" 등의 반응도 나온다. 사실 한국에서 유행하게 된 것도 배우 정일우가 마카오의 한 식당에 갔다 비슷한 메뉴를 마시면서 시작됐다. 전 세계 다양한 이름으로 존재하는 이 커피가 코로나 사태로 '달고나 커피'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