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오쥔(五毛軍)'이라는 중국 인터넷 댓글 부대가 내년 11월 미국 대선 여론 조작에 개입할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경고가 나왔다. 5마오(五毛)는 0.5위안(약 84원)으로, 우마오쥔은 소액을 받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뜻한다. 2004년 한 중국 언론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가 시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을 올리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월 600위안의 봉급과 한 건당 5마오를 지급했다"고 보도한 이후 친(親)정부 댓글을 다는 사람을 지칭하는 일반명사처럼 흔히 쓰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 시각) 사설(社說)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우려하고 있지만 더 경험이 많은 선수가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WP가 지목한 '선수'는 중국이다. WP는 "중국은 러시아 트롤(인터넷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여론을 조작하는 조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인터넷 여론 조작을 시작했다"며 "일부 추정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만명의 우마오쥔이 매년 4억4800만건의 댓글을 단다"고 전했다. WP는 우마오쥔을 '50센트군(50-cent army)'으로 표현했다.

중국은 그동안 주로 내부 여론을 조작했지만 최근 이런 노력이 바깥을 향하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넉 달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홍콩, 내년 1월 선거를 앞둔 대만이 중국의 여론 조작 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홍콩 시위를 '색깔 혁명' '사실상의 테러리즘'이라고 공격하며 중국의 나팔수 역할을 해온 20만개 계정 등을 폐쇄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최근 트위터가 폐쇄한 중국 관련 의심 계정을 분석한 결과, 이 계정이 최소 2017년부터 해외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한 기업인 등을 공격하는 데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WP는 "미국 대선이 치열해질수록 베이징이 새로운 전선(戰線)을 열지도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