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흑돈가'는 '종방연' 장소로 유명한 식당이다.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하며 인기몰이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도, 시청률 7%를 넘기지 못하고 지난달 16일 종영한 MBC 드라마 '더 뱅커'도 여기서 종방을 축하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 종방연은 축제가 된다. 배우와 제작진 150명이 모인 '열혈사제' 종방연에선 "시청률 20%를 달성하면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을 하겠다" 공약했던 이하늬가 식당 입구에 벌렁 드러누웠다.

지난 4월 20일 SBS 드라마 '열혈사제' 종방연이 서울 여의도 식당‘흑돈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이하늬, 김남길, 김성균.

종방연 대표 메뉴는 돼지고기. 인원 대비 가성비가 높다. SBS는 '열혈사제' 종방연을 위해 1인분(150g) 1만7000원 하는 돼지고기 300인분과 술값까지 약 700만원을 썼다. '깡패 신부' 김남길도, '악당 검사' 김형묵도 오겹살과 갈매기살 앞에서 하나가 됐다.

5억~20억원에 이르는 드라마 제작비에 비하면 종방연 비용은 크게 부담 없는 수준이다. 배우와 스태프들,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 등 드라마에 기여한 모든 사람이 초대되는 자리다 보니 보통 200명, 사극은 300명 정도 모이는데 1인당 5만원으로 잡아도 최대 1000만~1500만원이면 해결된다.

드라마 종방연은 대부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다. 방송사들이 모인 상암동보다 교통편이 더 좋다. 여의도에서도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싸게 파는 곳' '200명이 넘게 들어갈 수 있는 곳' '단체 예약을 잘 받아주는 곳' 등 방송 관계자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흑돈가' '목우촌가든' '은성회관' 등이 대표 맛집이다.

종방연과 달리 포상휴가는 시청률 '대박'을 친 드라마에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주연급 배우와 고참 제작진 50~100명 정도에게만 기회가 돌아간다. 1인당 비용은 100만~150만원선. 주로 선택하는 여행지는 베트남·필리핀·태국 등 여행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 국가. 총 1억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간다. 최고 시청률 49%를 넘긴 KBS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제작진은 베트남으로 포상휴가를 갔고, SBS '열혈사제'팀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떠났다. 시청률 15%는 넘겨야 포상휴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방송가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