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충청경찰 '사투리 뉴스' 인기몰이
동아대, 한글날마다 사투리 노래자랑 열어
구독자들 "고향 맛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대구시, 사투리 관련 방송 콘텐츠 검토 中

5개월 동안 조회수 20만건이던 ‘부산 사투리 뉴스’가 최근 10일간 26만건을 기록, 2배 이상 급증했다. 부산 사투리 뉴스는 ‘붓싼 뉴스’라는 이름으로 부산시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운영중인 인기 코너다.

사투리들의 ‘발랄한 반란’이 곳곳서 일어나고 있다. ‘표준어’에 대한 반란들이다. 방송, 가요 등 ‘표준어의 왕국’으로 ‘사투리의 금역’이었던 곳에 사투리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뜻한다. 결국 ‘서울말’에 대한 반란인 셈이다.

지난 3월 말 유튜브 등을 통해 제공된 ‘붓싼뉴스’ 10회 방송 모습

요즘 이 ‘발랄한 반란’ 중심엔 부산이 있다. ‘붓싼뉴스’다. 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부산말’로 부산 소식을 유튜브 등으로 전하는 영상 콘텐츠다.

지난해 11월부터 격주로 제공되는 ‘붓싼뉴스’는 지금까지 11회 방송돼 8일 현재 페이스북 누적 조회 수 46만회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3월 말까지 5개월간 20만회였는데 최근 10일간 조회 수가 2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붓싼뉴스’는 한 회에 4~5분간 꽃놀이 명소, 각종 축제 등 3~4 꼭지의 지역 소식을 알리고 있다.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현장을 전하는 기자나 모두 ‘부산 사투리’로 소식을 전한다.

‘부산 버스에 꽁짜(공짜) WIFI 빵빵 트진다(터진다)’, ‘서면에서 함(한번) 뜨까(겨룰까) e스포츠 상설경기장 유치’… 지난 11회 방송분 뉴스 제목들이다. 부산시 송지영 뉴미디어팀장은 "부산은 뉴스도 사투리로 맹근다 아입니까(만든다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 반란의 원조는 ‘충청도 사투리’였다. 충남경찰청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년여간 지역 케이블 방송에 ‘충남경찰 리포트’ 코너를 만들어 107차례 제공했다.

충남경찰청이 2014년 11월 방송한 사투리 뉴스인 ‘충남경찰 리포트’ 한 장면.

"쬐끄만 가게로 먹고 사는디 행패부리고 돈 뜯어가는 사람 꼭 있드만 그런 사람들 싹~ 다 잡을 테니께(테니까) 112 눌러유~(눌러요)." 지역 경찰관들이 리포터로 나서 1주당 1회씩 3분 가량 경찰 활동을 알린 이 방송은 이처럼 ‘충청도 말’로 진행됐다. "’그리운 고향 사투리를 들어서 친근하다"는 등 호평을 받았다.

‘대중가요’ 역시 사투리의 금역. 동아대 국어문화원은 지난 2016년부터 한글날에 ‘부산 사투리 노래자랑 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는 기존 대중가요를 부산사투리로 개사해 노래실력을 겨룬다. 국어문화원 측은 "지역 언어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개사의 창의성, 사투리 사용의 적합성, 관객 호응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갈수록 시민들의 참여가 뜨겁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대구 사투리’로 유튜브 방송이나 SNS 콘텐츠를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놓고 검토 중이다. 대구시 뉴미디어팀은 "작년 연말 ‘사투리 탐구생활’ 등 ‘대구 말’을 소재로 콘텐츠를 3차례 제작해 제공했는데 그 해 인기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시민 호응이 폭발적이었다"며 "현재 올해 유튜브 방송 개편 등을 논의 중인데 ‘붓싼뉴스’처럼 제작하는 방안도 중요 아이템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