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의 모습(왼쪽 사진)과 중국 고비 사막의 미사일 타격 실험장의 모습(오른쪽 사진). 그 형태가 거울에 비춘 것처럼 비슷하게 생겼다.

중국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둔황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고비 사막. 3 척의 군함이 그려진 시설물을 2013년 미국 위성이 포착했다. 군함을 모사한 세 구조물의 중간에는 미사일이 떨어져 생긴 듯한 분화구 모양의 웅덩이도 보였다. 분석에 들어간 미 전문가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 형상을 거울에 비춘 것처럼 반전시키면,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의 주일 미 해군 기지와 맞아떨어졌다. 심지어 요코스카항에 기항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스테이덤호 갑판과 똑같은 모양의 시설물도 확인됐다. 요코스카항은 미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필두로 한 미 7함대의 모항이다.

미 위성이 포착한 이 사진들은 2017년 미 해군의 '선제공격: 아시아 미군 기지에 대한 중국의 미사일 위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보고서는 "중국군이 고비 사막에 요코스카 기지 등을 본뜬 미사일 과녁을 설치해놓고 미사일 타격 시험을 해왔다"고 적었다.

7일 자 일본 아사히신문 1면에 고비 사막의 모의 요코스카 기지 사진이 등장했다. 미·중 미사일 경쟁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신문은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폐기조약(INF)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의 미사일 전력이 미국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요코스카 기지 외에도 미 공군 제35전투비행단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 아오모리 미사와(三澤) 공군기지, F-22 스텔스기가 배치된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 등을 본뜬 모의 과녁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2002~2003년부터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사막에 그려진 항공모함의 갑판이 "진주만에 늘어선 군함에 대한 기습 공격을 상기시켰다"는 한 미국 군사 전문가의 언급을 전했다.

중국은 사정거리 1000~5500㎞의 준중거리,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배치에 혈안이 돼왔다. 1990년대 중반 대만 위기가 결정적 계기였다. 1995~1996년 중국은 독립을 주장하는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해협에 잇달아 미사일을 쏘며 극도의 긴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급파한 2척의 항공모함 위세 앞에 결국 도발 행위를 중단했다. 당시의 굴욕 이후 중국은 유사시 미군의 중국 근해 접근을 차단해줄 미사일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DF(둥펑)-21, DF-26 등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2015년엔 '로켓군'까지 창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