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국 난닝역에 열차 세우고 승강장서 흡연…김여정 시중
金,베트남 동당역 환영 인파에 직접 손 흔들어 인사
전용차 벤츠 '마이바흐' 타고 하노이로 이동
베트남 장갑차 호위 속 하노이 멜리아 호텔 도착, 오늘 베트남 주석 면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오후 1시쯤(한국시간)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했다. 앞서 이날 새벽 5시 30분(현지시각 새벽 3시 30분)쯤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중국 남부 난닝역에 정차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플랫폼에 내려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일본 JNN카메라에 포착됐다.
JNN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은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수행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는 동안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두 손으로 재떨이를 공손하게 받쳐든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숨을 크게 내쉬고 눈가를 두손으로 비비는 장면도 포착됐다. 리영호 북한 외무상과 최성희 외무 차관,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의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난닝역에서 30분 가량 정차한 후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이후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베트남 하노이에서 170㎞ 떨어진 동당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전용차 벤츠 마이바흐를 타고 2시간 40분을 달려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로 직행했다.
김 위원장 차량이 하노이 멜리아 호텔로 들어설 때 호텔 앞 진입로 100m 정도가 전면 통제됐다. 펜스로 가로막힌 인도 앞에 현지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호텔 앞 도로에는 장갑차도 배치됐다. 김 위원장은 스위트룸이 위치한 호텔 22층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근접 경호원들은 호텔 엘리베이터 6대 중 1대를 투숙객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동당역에 도착했을 때 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먼저 내려와 주변 상황을 살폈다. 김 위원장은 그보다 늦은 10시 20분쯤 붉은색 카페트가 깔린 플랫폼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66시간의 열차 여정에 다소 지친 기색이었다. 다만 평양역을 출발했을 때 내렸던 앞머리를 포마드를 발라 뒤로 빗어 넘겼다. 옷차림은 평양 출발 때 입었던 검은색 모직코트를 벗고 인민복 차림이었다.
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과 ‘김정은의 집사’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공산당 서열 13위인 보 반 트엉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어 그 뒤에 도열해 있던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노란색 꽃다발을 건냈다.
김 위원장 뒤로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뒤따랐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역 앞에서 베트남 군 의장대가 자국 국가를 연주하며 환영식을 열었다. 랑선성 초등학교 학생 150여명과 아오자이 차림의 여성들이 한 손에는 베트남 국기를, 다른 한 손에는 인공기를 흔들며 김 위원장을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붉은색 카페트를 벗어나자마자 미리 준비된 전용 차량을 타고 하노이로 출발했다. 뒷좌석 문에 금색 국무위원회 휘장이 박힌 독일제 벤츠 ‘마이바흐’’였다. 차량 보닛 양쪽에 베트남 국기와 인공기가 달렸다. 북측 경호원 12명이 차를 둘러싼 채 뛰며 김이 탄 전용차를 호위했다.
김 위원장은 차 유리창을 내리고 손을 흔드는 베트남 주민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베트남 당국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후 2시(현지시각)까지 랑선 일대에서 하노이까지 진입하는 국도 1호선 170㎞ 구간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