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 괴담의 무대가 됐던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원에 안내소와 휴게 시설을 겸한 '웰컴센터'가 건립된다. 공포와 죽음의 상징이었던 공동묘지에 시민들을 '환영'하는 시설이 생기는 것이다. 시와 중랑구는 망우리공원 남북으로 위치한 중랑숲과 용마테마공원을 연결해 공원을 역사 문화 벨트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웰컴센터는 이곳의 중심 시설 역할을 하게 된다.

22일 시는 웰컴센터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모노건축사무소의 '낙이망우(樂而忘憂·조감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망우리 공원을 잠시나마 걱정거리를 잊을 휴식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연면적 1220㎡ 규모의 웰컴센터는 망우리 공원 관리소 건물에 들어선다. 묘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카페, 회의실, 교육실 등 시민 편의 시설이 추가된다. 예산 50억원 정도가 투입된다.

한때 기피 시설로 여겨지던 망우리 묘지를 프랑스 파리 정원 묘지 페르라셰즈처럼 가꾸자는 움직임은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됐다. 1998년 시는 묘지 인근에 산책로인 '사색의 길'을 조성해 음침한 분위기를 없앴다. 독립운동가 15인에 대한 연보비도 세워져 망우리 공원에 대한 역사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2005년 묘지는 나들이 공원으로 조성됐고, 2016년엔 인문학길 '사잇길'도 새로 생겼다.

시 관계자는 "웰컴센터 조성을 통해 공동묘지가 주던 과거 부정적 이미지를 지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망우리 공원은 '공동묘지가 반드시 죽음의 공간이어야만 한다'는 한국의 장묘 문화가 점점 바뀌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