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의 반대편에 탐사선을 보내 최초로 식물의 싹을 틔우는 실험에 성공했지만, 식물이 혹독한 달의 밤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가디언은 16일(현지 시각) "중국 탐사선 창어 4호에서 자란 목화 싹이 밤이 되면 영하 170도까지 떨어지는 온도를 견디지 못해 얼어죽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3일 인류 최초로 달 반대편에 창어 4호를 착륙시켰다.

지난 3일 달 뒷면에 착륙한 중국 창어 4호가 싣고 간 목화 씨에서 싹이 터 자라고 있다.

창어 4호에는 높이 18㎝, 지름 16㎝의 생물 실험 용기가 들어있었다. 용기에는 목화씨를 비롯해 감자·유채·애기장대 등 각종 식물 씨앗과 효모가 있었다. 목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아예 싹이 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은 낮에는 영상 130도까지 올라가고 밤에는 영하 170도까지 떨어진다. 지구와 달리 온도 변화를 완충할 대기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씨앗은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20일 동안 동면 상태로 있다가 탐사선 착륙 후 물을 공급 받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창호 4호의 실험프로젝트 책임자인 충칭대의 시에겅신 교수는 "지구에서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나 우주선 환경 등 달의 상황을 가늠할 수 없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용기에 담긴 생명체는 달의 밤 기온 때문에 살아남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달의 밤은 약 2주동안 지속된다. 창어 4호는 달의 밤을 견디기 위해 처음으로 ‘수면모드’에 들어갔다.

초파리 알도 실험 용기에 있었지만 부화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초파리 알을 달에 보낸 이유는 용기 속에 있는 식물이 초파리 알에 산소를 공급하면, 여기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식물의 광합성을 도울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시에 교수는 지난 15일 중국 언론에 "초파리는 비교적 게으른 동물이라 (알에서)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발언했지만 부화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가디언은 "초파리가 부화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기회의 창까지 놓친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