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에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레스트 트럼프(Forrest Trump)'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1994년 작(作)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에서 따온 것이다.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가 벤치에 앉아 있는 영화 포스터에서 주인공 대신 트럼프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도 유포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은 지난 9일(현지 시각) 그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발단이 됐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산불 예방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되지만 전혀 산불 예방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산불(forest fire)'을 'forrest fire'라고 표기했다. 한 번이면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이나 'forrest'라고 적었기에 철자를 모른다는 걸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의 잘못된 표기가 영화 주인공의 이름 '포레스트' 철자와 같은 데다, 포레스트 검프가 지능이 낮은 인물로 설정이 돼 있는지라 네티즌들이 트럼프에게 '포레스트 트럼프'라는 별명을 붙여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트럼프가 맞춤법에 약하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 '공포(Fear)'에는 2016년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뒤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임명한 스티브 배넌과의 첫 만남 일화가 등장한다. 트럼프가 자신을 '파퓰러리스트(popularist)'라고 소개하자, 배넌은 "파퓰리스트(populist)가 맞는다"고 정정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그래, 파퓰러리스트"라고 우겼고, 배넌은 더 이상은 고칠 시도를 하지 않았다.
공화당 경선에서도 트럼프는 종종 틀린 철자 때문에 조롱을 당했다. 당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접전을 벌였던 그는 연설 도중 청중에게 "루비오는 거짓말쟁이다. '거짓말하다'를 어떻게 쓰나?"라고 물은 뒤, "L-Y-E-N"이라고 한 글자씩 또박또박 철자를 불렀다. 'lying'을 잘못 말한 것이다.
연설 전에도 트럼프는 트위터에 "모든 여론 조사가 어제 TV 토론의 승자로 나를 꼽았다. 큰 영광이다. 경량급 루비오는 대통령감이 아닌 꼬마처럼 보였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때도 '영광'을 뜻하는 단어 'honor'를 'honer'로, '경량'을 의미하는 단어 'lightweight'를 'leightweight'로 잘못 표기했다.
루비오는 이에 대해 "트럼프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서 트위터를 하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