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민이 세대를 떠나서 모두들 힘들어하십니다. 깊은 고난 가운데 있는 분들에게는 위로보다는 함께해주는 사람이 필요할 뿐입니다. 고난을 함께하고자 하는 묵상을 모았습니다."

최근 '고난이 선물이다'(두란노)를 펴낸 베이직교회 조정민(68)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책은 365개의 짤막한 잠언을 모았다. 글 길이는 짧지만 무게는 가볍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유독 더 많은 고난을 안겨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성한 나뭇잎 없고, 샅샅이 파고 보면 옳은 사람이 없습니다." "용서의 밧줄에 매달려 사는 사람은 복수의 칼로 그 밧줄을 자르지 않습니다." "과거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과거를 돌아보는 내 해석이 달라질 뿐입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면 한 가지만 채워져도 감사하고, 모든 것이 풍족하면 한 가지만 모자라도 불만입니다"….

베이직교회에는 십자가, 강대상도 없고 접이식 의자만 가득하다. 조정민 목사는 “예수님도 교회를 만들지 않으셨다. 나를 비우고 말씀으로 채우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알려진 대로 방송 앵커 출신 목회자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신앙을 가져 신학 공부를 하고 2013년 교회를 개척했다. 소셜미디어 초창기에 이미 스타였다. 지금도 트위터 40만, 페이스북 3만 팔로어가 있다.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책도 여러 권 냈다. '가나안 교인(교회 출석하지 않는 신자)'을 위해서다. 기성 교회를 출석하지 않아도 말씀의 끈은 놓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왜 예수인가' 등 '왜' 시리즈가 6권, '사람이 선물이다' '인생은 선물이다' 등 '선물' 시리즈도 냈다. 이번 책 '고난이 선물이다'도 당초 3~4년 전쯤 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출판사 측에선 '너무 무거운 주제'라 했다. 시간이 흘러 출판사에 '옛날 그 원고'를 찾았다. '고난의 시대'가 온 것이다.

조 목사는 "인생을 인생답게 만드는 것이 고난"이라고 했다. 겪을 당시에는 모르지만, 견뎌내고 시간이 흐르면 그것이 선물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게 고난이란 것이다.

베이직교회는 현재 서울 논현동 한 광고회사 촬영 스튜디오를 빌려 매일 새벽 예배와 주일 예배를 드린다. 6시 반 새벽예배엔 하루 평균 300명이 참석한다. 4부로 나눈 주일예배 참석 인원은 2000명.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조 목사는 "지금도 너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작년까지는 한 달에 한 번 다른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올해부터는 더 흩어지는 대신 말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는 "목사는 '목자'가 아니라 '양치기 개'"라고 했다. 목자는 예수님이 유일하다고 했다. 답은 성경에 다 있는데 왜 목사와 설교를 따라다니느냐는 말이다. 성경을 직접 읽고 스스로 나를 비우고 말씀으로 채워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했다.

고난에 대해서도 조 목사는 "나의 고난, 내 부족함에 머물면 희망이 없다. 그러나 타인과 공동체의 부족함, 고난에 눈을 돌리면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베이직교회는 매년 말 교인 1인당 5만원씩 나눠주고 알아서 좋은 일에 쓰도록 하는 '시선(施善) 캠페인'을 편다. '교회의 이름'이 아닌 교인들이 직접 일상에서 기도하면서 선을 행하도록 돕는 것. 제3세계에 교회와 학교 기숙사 등을 선물했다고 한다.

"예수님은 종교를 창시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생명과 빛, 희망을 얻었습니다. 인간의 고난을 대신 짊어진 예수님을 통해서요. 그런 교회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