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배우 유호정이 이달 16일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써니’(감독 강형철, 2011) 이후 8년 만의 주연작이다. 이번에도 엄마 역을 맡아 모성애를 과시했지만 조금은 결이 다르다. 앞선 작품에서는 돌아갈 수 없는 학창시절의 추억과 친구들의 우정에 집중했지만, 이번 영화는 엄마이기에 앞서 한 여자로서 가슴 속에 여전히 꿈과 사랑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홍장미 앞에 첫사랑 유명환이 나타나, 그녀의 감추고 싶었던 과거가 소환 당하며 펼쳐지는 과거 추적코미디를 표방한다. 유호정이 연기한 홍장미는 1970년대 후반, 한창 잘 나가는 인기가수가 될 뻔한 재능 많은 숙녀. 그러나 엄마가 된 현재, 자신의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두려울 것 없이 희생하는 우리네 엄마로 탈바꿈했다. 화려한 과거를 버리고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진 인물인 것이다.

3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 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엠씨엠씨)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홍장미의 현재와 과거를 연기한 유호정과 하연수, 장미의 첫사랑 유명환 역을 맡은 박성웅과 이원근, 싱어송라이터이자 장미의 소울 메이트 최순철을 연기한 오정세와 최우식, 홍장미의 딸 홍현아 역을 맡은 채수빈이 참석했다. 이원근과 박성웅, 최우식과 오정세의 외모적 싱크로율은 높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 인물의 외형적인 모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캐스팅이었다.

이 영화는 홍장미라는 여자의 과거와 현재를 중심으로, 1978년부터 1997년까지 약 20년 간의 세월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장미는 물론 명환과 순철 등 각각의 캐릭터들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과 특징을 담아냈기에 단순히 홍장미라는 인물의 삶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유호정은 이날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가 떠올랐다. 제가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나를 키워준 엄마는 어땠을지 생각했다”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이 작품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 엄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제가 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전달했다”고 출연과정 및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홍장미는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될 뻔 했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한 평범한 엄마이다. 장미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하연수는 “제가 유호정 선배님의 어린시절을 연기한다는 게 죄송스럽고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장미의 젊은 시절보다 딸 현아 역할이 탐났다는 그녀는 이어 “선배님 덕분에 제가 젊은 시절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연수는 장미 역을 소화하기 위해 노래를 소화했다. “데뷔 초에 했던 뮤직드라마를 경험으로 감독님과의 치밀한 상의 끝에 기회를 잡게 됐다”며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마음에 들었다. 오늘 처음 보면서 많이 울었다”고 모성애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영화 초반에는 1970년대 후반 꿈 많은 홍장미(하연수 분)의 20대 시절을 보여준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와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그런 그녀의 꿈에 동반자가 돼준 최순철(최우식 분), 엄격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가는 첫사랑 유명환(이원근 분)까지 이들의 삼각관계가 초반 풋풋한 재미를 챙겼다.

후반부는 화려하고 치열한 20~30대를 보내고 난 후, 엄마가 된 장미(유호정 분)의 현재를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기도 하지만 영화는 시간순으로 흘러간다. 제작진은 90년대 후반 및 70년대 후반의 모습을 시대상과 맞물려 유쾌하게 표현했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장미와 친구 같은 딸 현아(채수빈 분), 이 모녀와 얽힌 명환과 순철의 질긴 인연이 이어진다. 장미-현아 모녀를 통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식을 위해 희생하지만 엄마의 꿈과 첫사랑이 있었음을 묵직하게 전달한다.

개봉은 1월 16일. 러닝타임 126분./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