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동북단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와 그 아래 아삼주를 연결하는 4.9㎞짜리 인도 최장(最長) 철교가 공사 시작 21년 만에 개통됐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중국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지역이어서 인도는 이 철교 완공으로 이곳에 대한 경제·군사적 통합을 확고하게 다질 기반을 마련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개통한 인도 최장(最長) '보기빌 철교' 위를 걷고 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와 그 아래 아삼주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지역 경제 발전은 물론, 유사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낙후된 동북부 지역 개발을 위해 1997년 착공한 보기빌(Bogibeel) 철교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공식 개통됐다. 철교 덕에 아삼주 디부르가르와 아루나찰프라데시 나할라군을 잇는 기찻길이 700㎞에서 200㎞로 줄고, 시간도 3시간 단축됐다. 보기빌 다리는 복층 구조로 윗부분은 3차선 도로가, 아랫부분은 철로 2개가 깔려 이전까지 다리 몇 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개통식에서 "철교는 그동안 소외됐던 동북부 지역의 발전과 지역 방위에 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인도 동북부는 비가 많이 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공사가 가능해 완공하는 데 오래 걸렸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인도 중심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브라마푸트라강(江)이 이 지역을 아삼주와 갈라놓는 역할을 해 인도에서 가장 낙후됐다. 인도 동북부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인도 전체 평균(1940달러·약 218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도 정부는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브라마푸트라강을 건너는 다리를 집중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철교의 군사적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유사시 다리 윗부분을 전투기·수송기 활주로로 활용할 수 있고, 60t 무게의 탱크도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디아투데이는 "(중국과 무력 분쟁이 벌어질 경우) 철교가 인도군 병참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1914년 '영국령' 인도와 티베트 간 국경 합의를 통해 인도로 편입됐다.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 지역을 '짱난(藏南)'으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