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국제공항이란 오명을 쓴 무안국제공항이 이르면 2021년 광주 민간 공항 국내 노선을 모두 흡수한다. 지역민의 하늘길을 담당한 광주공항은 개항 73년 만에 날개를 접게 된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김산 전남 무안군수는 20일 전남도청에서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을 담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업무협약'에 합의했다.
무안과 광주공항 통합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무안공항과 광주공항 이용객은 각각 29만3000명, 194만명이었다. 올해 무안공항 예상 이용객은 50만명. 2021년 무안공항이 광주공항의 국내선 전체 이용객을 흡수해 덩치를 키우면 연간 이용객은 250만명 수준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김 지사는 "국토교통부에 두 공항 통합을 조속히 건의해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21~2025년)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48년 11월 날개를 편 광주공항은 2008년 5월 국제선이 무안공항으로 완전히 이전됐다. 애초 2007년 11월 서남권 거점 공항을 겨냥해 개항한 무안공항으로 광주공항의 국내·국제선 완전 이전을 추진했으나, 광주 시민의 "불편하니 국내선은 존치하라"는 여론에 부딪혔다. 결국 무안공항도 광주공항도 반쪽짜리 공항으로 전락했다. 광주공항은 현재 서울 김포와 제주 두 국내 노선만 취항한다. 70% 이상이 제주 노선에 치중돼 있다.
시민들은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이 통합하면 3~4시간 걸려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불편이 대폭 줄 것으로 기대한다. 2008년 5월 개통한 무안광주고속도로는 광주 도심과 무안공항을 승용차 기준 30분대로 잇는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대중 교통망을 추가 확보해 무안공항 접근성을 개선한다. 회사원 강정인(37·광주 치평동)씨는 "광주에서 가까운 무안공항이 광주공항을 흡수해 국제 노선이 다양해지면 통합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제주는 항공편이 필수지만 서울은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고속열차(KTX)로 이동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다만 광주 민간 공항과 인접한 군 공항 이전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시민들은 "전투비행기 소음 때문에 못 살겠다"며 두 공항 동시 이전을 요구한다. 군 공항 이전 지역은 전남 영암·무안·해남·신안 4개 군의 6개 지역이 거론된다. 해당 지역민도 군 공항을 반대한다. 이 때문에 군 공항의 전남 이전 내용은 이번 협약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