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5일 방한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김영철 일행은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통일대교를 점거해 농성하자 군작전도로 등 우회로를 이용해 서울로 들어왔다. 이들은 또 방남 반대 시위대를 피하기 위해 서울역이 아니라 지방 역(驛)에서 KTX로 갈아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김영철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49분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9시53분쯤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남북출입사무소를 찾아 김영철 일행을 맞이했다.

김영철은 “천안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영철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측의 수행원 중에는 북한에서 보기 드문 '여성 회담 일꾼'으로 알려진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이 포함됐다. 지난 9일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때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이라는 직책으로 내려와 김여정 제1부부장을 밀착 수행했다.

직책이 확인되지 않는 리현, 최강일,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도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다. 모두 양복 정장 차림이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간단한 입경 절차를 마친 뒤 10시15분 차량 편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김영철의 방남 저지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자 우회도로를 이용했다.

김영철 일행이 통일대교가 막히자 군용교량인 전진교로 우회하고 있다

김영철 일행은 통일대교가 아닌 1사단 구역 내 전진교로 우회해 서울로 들어왔다. 임진강에는 통일대교와 자유교(철교), 전진교가 놓여져 있는데 전진교는 지도상에 나오지 않는 군용 교량이다. 합참관계자는 “통일대교와 전진교 남단에 민간인 통제 초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평시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의 출입 통제에 따라 지역주민, 군 관계자 등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철은 낮12시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에 이어 대표단원으로 보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녀 5∼6명이 여행용 가방을 끌고 뒤따랐다.

경찰은 이날 아침부터 워커힐 호텔에 경찰 수백명을 동원해 입구부터 검문검색을 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했다. 김 부위원장 도착을 앞두고 외부인의 로비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김영철 일행은 점심을 먹은뒤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후 워커힐 호텔에서 나왔다. 이들은 차량을 이용해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의중앙선 덕소역에 내려 KTX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