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층에서 '의미 없는 선물' 주고받기가 유행이다. 상대가 필요하거나 좋아할 만한 것을 고르는 대신 최대한 '쓸데없는 것'을 찾는다. 쉴 때는 파도 치는 장면 등 의미 없이 지루한 영상을 본다. 이들은 스스로를 '무민 세대'라 부른다. '무민'은 없다는 뜻의 무(無)와 영어로 의미를 일컫는 민(mean)을 합친 말이다.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대학생 정소현(22)씨가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자극 영상을 찾는 것이다. 정씨는 주로 고양이가 혼자 노는 장면 등을 하루종일 방송해주는 유튜브 채널을 본다. 소리는 거의 없다. 정씨는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긴장이 풀린다"고 했다.
무민 세대는 무자극, 무맥락, 무위(無爲) 휴식 등을 추구한다. 상대가 좋아할 선물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생각에 상대에게 의미 없는 선물을 한다. 짚신 삼는 재료, 축지법 교본, 벽돌 같은 것이 '무민 세대'를 위한 추천 선물로 등장했다. 쉴 때도 의미를 찾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여행을 하는 건 금물이다. 어항 속 물고기가 돌아다니거나 모닥불이 타오르는 영상을 보면서 넋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받고 있는 사회적 압박이 자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도 무엇인가 해야만 얻는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어떻게든 여유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