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캡슐형 세탁 세제 ‘타이드 포즈’(Tide Pods)를 먹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행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들은 ‘도전’과 ‘과시’의 일환으로 세제를 먹어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세제는 복용할 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이 너무 ‘맛있게’ 생긴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고 17일(현지시각) CNN이 보도했다.
미 독극물통제센터협회(AAPC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청소년들이 일부러 캡슐형 세탁세제를 복용한 신고가 39건으로 접수됐다. 이는 지난 2016년 한해 동안 신고된 건수와 같은 수치다. 2017년에는 이같은 신고가 53건 접수됐다.
▲세탁 세제를 복용하는 미국 청소년들/유튜브
청소년들은 캡슐 세제를 그대로 물어 뜯거나 시리얼처럼 우유에 말아 먹는 영상을 유튜브 등에 찍어 올렸다. 심지어 세제를 요리하기도 했다. 다수의 캡슐 세제를 프라이팬에 볶았고, 피자 토핑으로 세제를 올렸다.
이들은 또 세제를 먹거나 요리하는 장면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세탁 세제 챌린지(Laundry Pod Challenge)’라는 제목과 태그를 달아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해당 사진이나 영상들은 업로드와 동시에 공유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청소년들이 주로 복용하고 있는 세탁 세제는 세제 제조업체 타이드(Tide)의 캡슐형 세제 ‘타이드 포즈(Tide Pods)’다. 이 세제는 색깔이 알록달록해 사탕이나 젤리나 과자 등 디저트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랜드 업체인 ‘터켈 브랜드(Turkel Brands)’의 브루스 터켈 최고경영자(CEO)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 제품 디자인을 식욕을 돋우지 않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미 화학약품 업체인 ‘굿 케미스트리(Good Chemistry LLC)’의 연구원인 에릭 무어헤드는 “이 세제들은 보통 액체 세제와는 다르다. 이것은 착색 제거를 위한 계면활성제와 화학 물질의 농도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타이드 포즈를 비롯한 캡슐형 세탁 세제에 에탄올과 과산화수소 등이 포함돼 있다.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The Consumer Product Safety)도 이러한 세제를 먹은 뒤 발작, 호흡기 질환, 혼수상태, 심지어 사망에 이른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유행이 ‘밈(MEME)’의 일종이라는 분석도 있다. ‘밈’이란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소개된 용어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 요소를 의미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재밌는 말을 적어 넣은 그림이나 사진, 그림, 영상 등을 밈이라고 이른다. 미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는 “‘밈’이 가족들의 비극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세제 제조업체 타이드의 모기업 프록터앤갬블(Procter & Gamble)은 성명 내고 “캡슐형 세탁 세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SNS에 퍼져있는 관련 영상들을 삭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타이드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타이드 포즈는 그 어떤 것도 아닌 빨래만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의 경고성 영상을 올렸다.
▲타이드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