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북한이 저지른 '대한항공(KAL)기 폭파 테러'의 주범 김현희씨가 방송에 출연해 사건 진상에 대해 소상히 전한다.
오는 29일 밤 10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에서는 대한항공기 폭파 테러 사건에 대해 심층 취재한 내용을 보도한다. 대한항공기 폭파 테러는 지난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858기가 미얀마 근해 상공에서 북한의 사주를 받은 김씨의 테러 공작으로 폭파된 사건이다. 해당 테러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15명은 모두 사망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88올림픽 참가 신청 방해를 위해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라"는 김정일의 친필 지령을 받은 북한 공작원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가 범인이며, 그들은 일본인을 가장한 대남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대통령 선거 직전인데다 안기부 발표 내용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억측과 논란이 지속됐다. 세븐 제작진은 해당 논란에 따른 불확실한 사실들을 규명하고자 지난 석 달간 사건 무대였던 바레인·미얀마·아부다비·일본 등 현지 취재를 통해 KAL858기 폭파 사건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당시 KAL 858기 교체 승무원으로 탑승했다가 범인들을 목격했던 박은미씨, 사무장 박길영씨, 독극물 음독 직후 신병 인도를 위해 외교전을 펼친 전 유엔대표부 대사 박수길씨를 만났다. 또한 국선 변호사 안동일씨, 국가정보원 최초 여수사관 최창아씨, 특종 기자 서옥식씨를 만나 30년 전 당시 발생했던 사건의 진실에 대한 증언을 수집했다. 뿐만 아니라 김현희 '화동(花童) 사진' 논란의 중심인 일본 언론인 하기와라 료씨를 만나 국내 최초 단독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세븐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은 사건의 재구성을 위해 폭파범 김현희의 테러 행적을 직접 좇았다. 아부다비, 미얀마, 바레인, 일본 등 2만6000㎞에 달하는 비행을 감행하며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방송에서는 폭발 지점으로 알려진 미얀마 앞바다의 작은 어촌에서 제작진이 어렵사리 입수한 바레인 조사 요약본(바레인 정부), 미얀마 조사 보고서(버마 정부)도 공개될 예정이다.
제작진은 당시 수사와 재판 기록을 어렵게 입수해 검토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당시 안기부 수사와 이후 진행된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 조사를 둘러싼 공방과 논란을 심도있게 취재·분석했다.
방송에는 폭파 테러의 주범 김현희씨가 출연한다. '살아있는 블랙박스', '미모의 테러리스트'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테러 장본인 김씨가 직접 나와 사건 30주기를 맞아 당시의 이야기와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