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 집권 2기 최고 지도부가 25일 출범했다.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의 집권 2기 때와 달리 후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 회의(19기 1중전회)를 열어 시진핑 정권 2기 최고 지도부인 새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이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25명을 선출했다. 상무위원에는 유임한 시진핑 주석(총서기)과 리커창 총리 외에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 부총리, 왕후닝 당 중앙학습실 주임,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장, 한정 상하이 당서기 등이 발탁됐다. 이들은 모두 60대 정치국원이다.
'포스트 시진핑' 유력 후보로 꼽혔던 50대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 서기는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 최고 권력이 10년 임기로 제도화된 장쩌민 정권 이래 명시적 후계자 없이 임기 후반을 시작한 것은 처음이다. 덩샤오핑이 1992년 도입한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후보를 미리 정해 권력 승계를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하는 일) 전통도 깨졌다.
신임 상무위원들은 이날 정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선을 보였다. 선두로 입장한 시 주석은 리 총리 이하 신임 상무위원들을 소개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이제 신시대에 진입했다"며 "개혁 개방 40주년인 2018년, 공산 중국 건국 70주년인 2019년, 전면적 소강(小康) 사회(1인당 소득 1만달러 시대) 달성 원년인 2020년 등 앞으로 5년간 단계별로 주어진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 직후 발표된 정치국원 25명(상무위원 포함)에는 시진핑 주석 측근이 대거 진입했다.
당 주석제 도입이나 상무위원 축소 등 시진핑 1인 권력 구축 우려와 달리 시진핑 집권 2기는 상무위원 7명 체제를 갖춤으로써 일단 중국 공산당의 전통인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전날 자기 이름을 단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삽입한 데 이어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도 지배적 지분을 확보해 앞으로 5년간 절대적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시 주석이 내부적으론 각 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고삐를 죄고, 외부적으로는 덩샤오핑의 유훈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힘을 기름)' 대신 '분발유위(奮發有爲·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후계자로 삼기 위해 당내 차세대의 치열한 충성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권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