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시 '민무늬 담뱃갑(담배 규격화 무광고 포장·Plain packaging)'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워크숍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민무늬 담뱃갑 미(未)도입국들은 도입을 검토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민무늬 담뱃갑이란 담배 제품을 포장할 때 정해진 색깔과 글꼴로 브랜드 이름만 표기하고, 그 외 로고나 색상, 상표, 브랜드 이미지 등을 쓰는 것은 아예 금지한 것이다.
담뱃갑은 흔히 현란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려는 담배 회사와 흡연의 폐해를 알려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규제 당국의 정면 대결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격전지'로 통한다. 국내에선 작년 12월부터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WHO에선 이보다 더 강력한 '민무늬 담뱃갑'으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흡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이미 민무늬 담뱃갑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도 적지 않다. 호주는 2012년 12월부터 민무늬 담뱃갑을 시행했는데, 담뱃갑 포장의 기본 색상은 호주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짙은 올리브색으로 통일하고, 앞면적의 75%, 뒤면적의 90% 이상을 경고 그림으로 채웠다. 이어 영국·프랑스가 민무늬 포장을 시작했고, 헝가리·아일랜드 등에서 민무늬 담뱃갑을 시행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이 제도 도입 후 14세 이상 인구 '매일 흡연율'이 15.1%(2010년)에서 12.8%(2013년)로 떨어졌고, 흡연 시작 연령 역시 1995년 평균 14.2세에서 2013년 15.9세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