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의 첫 성(性) 경험 시기는 빨라졌지만, 20~30대 여성이 성관계를 하는 횟수는 줄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박주현 서울대학교보라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2014년 성생활 조사 결과와 지난 2004년 선행연구를 비교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여성의 한 달 평균 성관계 횟수는 3.52회, 30대는 4.18회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에는 각각 5.67회, 5.31회였다.
10년 사이에 20대 여성은 한 달 평균 성관계 횟수가 2.15회, 30대 여성은 1.13회 줄어든 셈이다.
40대는 2004년 3.22회, 2014년 3.69회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20~30대 여성의 성관계 횟수가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취업·연애·결혼을 포기하겠다는 이른바 ‘삼포 세대’가 등장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성관계 횟수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이 성 경험을 처음 하는 나이는 2004년 21.9세에서 2014년 20.4세로 1년 이상 빨라졌다. 연구진은 “청소년기 때부터 피임법 등 성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2014년 기준 여성들의 피임법은 효과가 낮은 질외사정(61.2%), 생리 주기 조절(20%) 등이 많았다. 반면 남성의 콘돔 착용(11%), 피임약 복용(10.1%) 등의 비율은 낮았다.
지난 2004년에 비해 질외사정(42.7%) 비율은 늘어나고, 남성 콘돔 착용(35.2%) 비율은 줄어든 것이다.
박 교수는 “질외사정과 같은 불확실한 피임법을 여전히 가장 많이 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발육 속도가 빨라지고, 인터넷 등으로 인해 성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바른 성생활 인식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성의학 저널’(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