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에 비가 내리면서 서울시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목적으로 강원도와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대형 워터슬라이드(길이 300m, 높이 22m)가 운영되지 못했다.
이 워터슬라이드는 서울시와 강원도 등이 10억원을 들여 마련한 행사인 '도심 속 봅슬레이'의 하이라이트였다. 주말과 휴일인 19일과 20일 이틀간 계획된 행사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 예약을 한 (20일 이용객) 1500명에게 오전 일찍 취소 안내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일 저녁 걸그룹 여자친구, 개그맨 박명수 등이 출연한 축하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3년 고생해 앱 만들었더니…서울시가 똑같은 것 내놓더라"]
'도심 속 봅슬레이' 행사 비용 10억원은 서울시와 강원도가 2억5000만원씩 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억원, 평창올림픽 후원사인 KT·노스페이스·EF가 3억원을 냈다. 워터슬라이드를 대여하고 설치·철거하는 데 4억원이 들었다. 가수 섭외(24팀)와 무대설치 2억7000만원, 평창올림픽 홍보 부스 운영·진행요원 인건비 등에 1억3000만원이 들었다. 시는 워터슬라이드를 설치하고 철거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 양방향의 차량 진입을 막았다. 교통 통제 홍보비로 2억이 들어갔다.
19일 하루 무료로 운영된 워터슬라이드는 시민 5000명이 탔다. 광화문광장에는 워터슬라이드 외에도 스키점프, 쇼트트랙 등을 VR(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올림픽종목체험관, 어린이 풀장, 푸드트럭 등이 마련됐다. 주최 측은 이날 하루 총 6만5000명이 광화문광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올 들어 서울시 행사는 비와 악연(惡緣)이 잦았다. 지난달 서울시가 추진했던 '잠수교 백사장' 행사도 비 예보로 취소됐다. 당초 서울시는 잠수교 일대 차량 통행을 사흘간 전면 통제하고 모래 800t을 잠수교 위에 뿌려 인공 해변을 만든 뒤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예정일이던 지난달 28일에 호우 예보가 있자 2주 뒤인 이달 11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마저도 행사 비용(5억원)을 대기로 했던 이벤트 업체가 "날짜가 변경돼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됐다"며 난색을 표하자 아예 취소했다.
지난 5월엔 폐신발 3만 켤레로 만든 서울역 조형물 '슈즈트리'가 비를 맞아 악취 논란이 가열됐다. 작품 소재인 신발에서 냄새가 나는 데다 설치 사흘 만에 내린 비로 물이 고이면서 악취가 심해졌다. 서울시가 금·토요일마다 여의도한강시민공원에서 여는 밤도깨비야시장은 우천으로 인해 7·8월엔 절반 가까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