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역삼점 지난달 28일 철수, 점포 생산성 저
작년 영업이익 31.4% 급감… 영업이익 첫 감소세
외형은 커졌지만, 생산성은 줄어… 수익성 관리에 눈 돌리나

지난달 28일자로 폐점한 유니클로 강남 역삼점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지난달 28일 자로 강남 역삼점 매장을 철수했다. 2013년 11월 매장을 개점한지 만 4년 만이다.

철수된 매장 밖에는 ‘그동안 사랑해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리며 영업 종료 후 강남점 이용을 부탁한다’는 안내문이 걸렸다. 이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은 30일 내 인근 강남점에서 반품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이 건물 3개 층, 총 660㎡를 매장으로 사용해왔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억에 월세 3억을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유니클로가 빠진 자리 1층에는 올리브영이, 2∙3층에는 다이소가 새로 입점될 예정이다.

유니클로 강남 역삼점 철수에 대해선 추측이 분분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근 매장과 겹치는 상권으로 인해 점포의 효율성이 저하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남 역삼점 개점 당시 유니클로는 인근에 비슷한 규모의 대형매장인 강남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강남역 상권 전반을 커버한다”는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 전략에 따라 강남 2호점 격인 강남 역삼점을 오픈했다. 강남역을 사이에 두고 일직선으로 위치한 두 매장의 거리는 약 670m에 불과하다.

2007년 오픈한 강남점은 서울 강남 지역 최대 규모의 매장으로, 다양한 콜라보 상품과 키즈-베이비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매장은 오픈 당시 일 매출 4000만 원대를 기록할 만큼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유니클로 강남 역삼점에 걸린 철수 안내문

매출 신장률 둔화 따라 안정 지향적인 유통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니클로는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신장률이 크게 둔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1조182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2012년 54.0%, 2013년 37.4%, 2014년 29.1%, 2015년 24.7%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10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4%나 급감했다. 2011년 이후 지속해 온 신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패션 업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던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인 것에 대해 국내 SPA 시장의 영업 환경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해석한다.

점포당 매출이 저하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2011년 이후 대형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2011년 42개에서 2016년 173개로 3배 가까이 매장을 개설했다. 점포당 매출은 2011년 51억2천만 원에서 2015년 72억1천만 원까지 매년 신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68억3만 원으로 점포당 매출이 처음으로 줄었다. 외형은 증가했지만, 생산성은 떨어진 모양새가 됐다.

결국, 그동안의 성장 지향적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 관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관계자는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매장 운영 전략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있다”며 “강남 역삼점을 폐점한 한편 다수의 매장을 새로 열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2016.9~현재)에 10개의 신규 매장을 개점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