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연구 성과가 우수한 교수들에게 한 번에 최장 3년의 안식년(安息年·연구년)을 주기로 했다. 안식년은 대학교수들이 자유롭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강의나 학생 관리 부담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현재는 국내 모든 대학이 안식년을 1년까지만 인정해주고 있다. 3년의 안식년을 도입하는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9일 "연구 성과가 탁월한 교수에게 최장 3년의 '특별연구년'을 부여하는 내용의 대학 운영 계획안을 지난달 서울대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내년에 연구년을 맞는 교수들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교수들은 12학기(6년)를 강의하면 2개 학기(1년), 6학기(3년)를 강의하면 한 학기(6개월)의 연구년을 가질 수 있다. 이를 12학기 강의 후 최장 3년 안식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안식년 동안 교수들은 연봉을 그대로 받으면서 강의는 맡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3년 안식년 도입은 서울대 교수들의 연구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SCI급 논문만 한 해 10편 이상 발표하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정년 보장을 받은 뒤로 연구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는 교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전체 교수의 3%(67명)는 저서·번역서·논문 등 연구 결과물을 한 편도 내놓지 않았다. 기존의 연구년이 6개월~1년으로 짧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기 어려웠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서울대는 또 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낸 교수들에 대한 보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매년 강의와 학생 지도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교수 4~5명을 '서울대 교육상' 수상자로 선발해 상금 2000만원을 지급하는데, 이를 20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