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30세대’의 주거 불안을 덜기 위해 추진하는 서울리츠 1호가 착공을 앞두고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7월 이 사업을 발표하면서 2018년까지 2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1호 사업부터 난관에 부닥친 것이다.

서울리츠 1호는 은평구 진관동 편익용지와 도시지원시설용지, 양천구 신정동 자족시설용지에 청년 임대주택 1500여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전용면적은 23~44㎡로 임대 기간은 50년이다. 서울시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회사) 사업 추진을 위해 만든 서울투자운용이 지난해 6월 29일 영업인가를 받아 설립됐고, 지난해 7월 서울리츠1호임대주택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사업 영업인가를 받아 현재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서울리츠 1호 사업 부지. 이곳에는 전용 26~44㎡ 아파트 499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리츠 1호의 경우 사업 전부터 부지 선정 등과 관련한 잡음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서울리츠 1호 사업지로 선정된 신정동과 진관동 주민들이 착공에 반대하고 나섰다. 신정동 현장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청년주택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반대 서명을 모아 해당 관할 자치구인 양천구에 제출할 계획이다.

심지어 이 지역의 경우 잘못된 소문까지 퍼지면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2015년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양천구 목동 행복주택이 신정동에 대신 들어선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목동 행복주택의 경우 국토교통부, 신정동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으로 사업 주체가 아예 다르다. 진관동의 경우 원래 편익시설이 들어서기로 한 부지에 임대주택이 지어져 지난해부터 주민들이 공사에 크게 반발해왔다.

지난해 서울시는 서울리츠 2호로 강서구 마곡지구와 KT가양전화국에 총 1278가구의 임대주택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강서구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임대주택이 지어지면 주변 부동산에 악영향이 있다는 주민들의 편견을 깨지 못한 것이다. 현재 서울리츠 2호는 신정동 목동우성2차 재개발임대아파트 현물을 출자해 정비사업 후 짓는 임대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서울리츠1호 사업지.

서울리츠 2호와 3호(전용 85㎡ 초과 중대형주택 장기전세주택 매입·임대)의 경우 신규 임대주택 단지를 짓는 리츠가 아니지만, 서울시와 서울리츠를 운용하는 서울투자운용은 향후 서울리츠 1호처럼 임대 아파트 단지를 새로 짓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정동과 진관동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향후 서울리츠의 사업 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은평과 신정동 현장 모두 계획대로 곧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라며 “해당 자치구, 주민들과 협의해 이들이 원하는 편의시설 등을 확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